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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얼굴 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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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식 Sep 03. 2024

익어가는 사랑

2:  익어가는사랑

(익어가는 사랑 )


그리고 이미 벌써 다 눈치채고 있었다고 한다. 아 ~~ 이 사람이 나에게 관심이 있구나.  

하며 너무 멋없는 남자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내가 자기를 보는 눈빛을 이미 다 눈치채고 있었고  속으로는 웃고 있었다고 한다.

아 나보다 한수위였다.! 어떻게 대학1학년이 이렇게 노숙하지!   

혹시 연애 많이 해 보았나? 선순가?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 아 함께 가고 싶다. “ 마음은 그녀를 따라가고 있었다.  

이제라도 친구들 놔두고 가면 되는데! 후회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ㅠㅠ


일주일 동안 그녀 생각만 했다.  다음엔 좀 더 남자답게 행동해야지!  하며  다음 주

금요일 6시 탁구장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 있었다.


일주일 만에 본 그녀는 머리를 묶고 몸에 붙는  옷을 입고 탁구장에 왔다.  

처음엔 뚝딱볼로 그녀의  탁구실력을  알아보았다. 초 짜였다.


아! 잘 치시네요! 자 이번엔 스메싱! 야 잘 치시네요.


 공을  재미있게 주고받았다.  15. 20번 25번.  야! 정말  대단하다.

탁구는 누구에게 배웠어?  응 친구한테 배웠어!  다음 주에도 탁구 할래?


그래 요즘 운동을 못했는데 잘됐다. 재미있었는지 다음 주에도 또 하자고 한다.

야! 내 전략이 통한 거야.ㅎㅎㅎ.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매주 주말에 만나서 이제는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다.


세진 씨  테니스는 칠 줄 알아요?  그럼!  이번엔 테니스 가르쳐줄까?

실지로 난 고등학교시절에 테니스부에서 운동했다.

이번에는  나의 테니스 실력을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 주엔 테니스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수진이는 테니스가 배우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기회가 없어 배우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 이번주는 스트록을 하고  다음 주엔  백 스트록을 가르쳐줄게! 하면서 집에서

폼을 연습해 보라고 했다.


다음 주 나는 테니스장에 먼저 가서 벽 에다 공치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멀리서 걸어오는 수진 이를 보니 오늘따라 눈부시게 아름 더웠다. 나를 만난 후 점점 더

 예뻐지는 것 같았다.


그녀의  옅은 화장이 테이스 복장과 함께 잘 어울렸다. 재앙 있는 모자 셔츠, 짧은 치마가

정말 잘 어울렸다.


카메라가 있으면 사진 한 장 찍어 두고 싶었다.

운동을 마치고 라커에서 옷을 갈아입은 후 밖으로 나왔다. 바깥  늦은 봄바람이 너무

시원했다.


 우린 밖에 나와 호숫가를 함께 걸었다. 수양버들이  춤추는 모습이 아름 더웠다.

호숫가 벤치에 나란히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스쳐가는 바람이 시원하다.

손을 한번 잡아보고 싶지만 떨려서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다.


건축학부와 그녀의 의상과가 호수를 사이에 두고 있어  벤치는 만나기에 좋은 장소였다,

우리는 호숫가 벤치를 우리 자리라고 불렀다.

만날 때마다 여기서 만났다.


여름이 되자  벤치가에 녹음이 우거져 더 운치가 있었다.

다음 주 에도 만날 수 있을까?


나 :   수진 씨 영화 좋아해?

수진 : 응 좋아해! 이번주 성룡 나오는 영화 있던데 같이 갈래?

나 :   ok  나도 성룡 좋아하는데 --.


코믹하고 신나는 영화를 보며 나는 많이 맞았다. 그녀는 재미있는 것을 볼 때면 웃으면서

옆사람을 때리는 버릇이 있었다. 눈은 화면을 보고 손은 내 어깨를 때렸다.

때리는 모습이 귀워웠다.

웃기는 장면이 많아 정말  많이 맞았다.

 맞으면서도 즐거웠다. 그녀는 마음 가는 대로 표현을 하는 사람이었다.


슬프면 울고 재미있으면 울고 솔직한 모습이 좋았다.

우리 지금 사귀고 있는 거지?  맞지? 음! 몰라! 수진이 장난을 친다. 수진이는 본

 마음을 말로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수진의 본마음을 잘 모르겠다.


아마 알아 맞추어봐?라고

하는 것 같다. 아님 알면서 뭘 묻지?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가끔은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녀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사랑은 바보야 말로 하는 게 아냐 느끼는 거야 “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런 그녀의 본심을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 :   다음 주 토요일은 어디 갈까?  정릉 계곡은  가봤어?

수진 : 아니!

나 :   그럼  정릉 가자.


정릉계곡의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하루를 보냈다. 무슨 할 말이

많은지 해도 해도 우리의 대화는 끝이 없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옆에 앉아 수진이는 내게 기대며 잠이 들었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뻤다.

얼굴을 편하게 받쳐주기 위해 나는 잠잘 수 없었다. 종점까지 가버렸다.

내리라는 소리에 일어나야만 했다.

다시 돌아오는 버스에 올랐다. 이렇게 버스만 타고 다녀도 즐거웠다.


이렇게 즐거워도 되는 건지! 그땐 시간이 이리 빨리지나 간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같은 시간이지만 행복한 시간은 유독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다음 주엔 뭐 할까?

수진 :  음! 다음 주엔 공부해야 할 것 같아 벌써 기말고사잖아.  세진이  넌 공부 안 해도 돼?

나 :    아차 그렇지! 기말고사 지!  기말고사는 잊고 종일 그녀 생각만 하고 있었는지

기말고사 도 잊고 있었다.


정말 그녀를 만난 후  온통 그녀 생각뿐이었다.

몇 주 못 만날 생각을 하니 너무 보고 싶을 것 같았다.


나 :   기말고사 끝나면 여름 방학인데 계획 있어?

수진 : 음, 엄마 보고 싶어 고향 가야 할 것 같아..!  

나 : 그럼 연락은 어떻게 하지?  수진 :  편지해!  

나 :  집엔 전화 있어?

수진 : 근데 아빠 가 받으면 어떻게 해!  그러면서 집주소를 알려주었다.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방학 이 되자 캠퍼스는  조용했다. 그녀가 없는 캠퍼스는 텅 빈 캠퍼스 같았다.

방학 동안  밀린 공부를 하러 학교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매일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다.  

잠시  쉴 때마다 벤치에 앉아 본다. 그녀의 체취가 느껴지는 듯했다.


매주 그녀에게 편지를 적었다. 보내는 편지와 받는 편지가 거의 동시에 주고받았다.

편지 속엔 나뭇잎을 넣어 보내왔다.  나는 벤치에 앉아 적은 시를 적어 보냈다.

사랑을 하면  모두 시인 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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