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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 Jan 11. 2021

The Giving Tree

아낌없이 주는 나무




요즘 들어 마음이 시려 뉴스를 보기 힘들다. 그 나이 땐 엄마 옷에 응아를 해도 사랑스럽기만 한데. 울고 불고 떼를 써도 귀엽기만 할 때인데. 조건 없이 사랑받는 게 당연한데. 해 없는 미소를 가진 존귀한 생명이 억울하게 별이 되었다.




나의 아기는 태어난 지 이제 겨우 259일. 곧 9개월이 된다. 아기의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책 읽기. (어쩌면 그보다 엄마가 책을 읽어주면 책장을 넘기는 일) 책이 꽤 많은데도 한 권 한 권 한 장 한 장 고사리손으로 모두 넘겨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The Giving Tree’, 바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아기용 영어책은 반복되는 구절이 많다. 언어 학습에 반복은 필수이기 때문일 거다. 그래서 이 책에는 매 장마다 같은 구절이 반복된다.


Time passed by,

and the tree stood still.

all by itself,

up on the hill.

시간이 지나도 나무는 언덕 위 같은 곳에서 항상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같은 구절이 반복될 때마다 엄마가 된 나는 이상하게 목이 멘다. 이 구절이 나오면 나는 매번 우리 아기를 꼭 안는데. 별이 된 아기는 누가 안아줄까.


소년은 나무를 떠나지만 나무는 항상 그 자리를 지킨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에필로그처럼 이 책이 주는 교훈이 설명되어 있다.


It is better to give than to receive.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낫다.


내가 엄마가 되니 나무는 부모, 소년은 아기라는 공식만을 주제에 투영했나 보다. 이 책은 부모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더 큰 범위의 교훈을 주는 책이다. 아마 내가 에필로그를 썼더라면 이렇게 썼겠지.


It is the most beautiful experiece to be a mother, since it is better to be a giver than to be a taker.




오늘따라 이 책이 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땅에 서 밤하늘 별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에 눈물이 가득하니. 별이 된 억울한 아기는 슬프게도 가장 빛나겠지.




언젠가 다시 좋은 곳에 태어나 자신만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만날 수 있길.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면 들리지 않을까 조용한 소리로 혼자 읊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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