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02 너를 이해한다는 것

by 성실애

존 그레이의 역작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제목의 비유에서처럼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별에서 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과 다름을 기억한다면 그 차이를 편하게 받아들이고 더불어 잘 살 수 있다고 말해준다.


결혼 전에는 그 남자가 화성에서 왔는지 안드로메다에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그가 좋았다. 그리고 결혼했다. 결혼 후 불과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진정 내가 사랑하던 그는 화성에서 온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읽었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되뇌며 그래 이 남자의 다름을 인정하자. 도저히 이해되지는 않는 그 어떤 것이 있지만, 이해와 인정은 다르니깐. 그렇게 화성에서 온 이 남자와 사랑을 하고 우리의 분신 두 아들이 3년 터울로 세상에 나왔다.


그런데,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태어나 꼬물꼬물 한 입으로 젖을 찾다 제 뜻대로 되지 않으면 마구 울어재쳤다. 그래도 그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딱 요만한 내 천사 같은 분신이 또 어디 있을까 하며 이 아이의 미래는 꼭 내가 다 책임지겠어라고 다짐하곤 했다. 그렇게만 이쁘던 내 분신이 걷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리키고 떼쓰기가 시작되면서부터 나만의 분신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수많은 육아서를 읽어대면서 아이를 어르고 달래고 기다리고 혼 내보 기했다. 하지만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자식이 이 자식이다.


정확히 3년 후 태어난 둘째도 처음 나를 찾아와 첫째와 똑같이 젖을 찾아 물어댔다. 첫째 때 결국 직모를 못하고 유축을 해서 젖병에 담아 먹였기에 둘째의 젖 먹이기 시도는 두려움이 먼저 앞섰다. 하지만 둘째는 태어난 지 이틀째부터 자신의 입에 맞게 젖꼭지가 물릴 때까지 시도하고 결국은 안정적으로 빨아댔다. "그냥 유축해 먹일까봐요." 나의 풀 죽은 말에 젖먹이를 도와주시던 간호사분은 이렇게 먹을라고 끝까지 하는 아이는 본 적이 없다며 왜 엄마가 먼저 포기하냐고 힘내라고 나를 다독여주었다.


이 두 아들은 태어나 처음 젖을 찾는 순간부터 달랐다. 지금도 내 속에서 나온 자식이 맞나 하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어쩜 달라도 이리 다를까.


화성에서 온 반쪽과 금성에서 온 반쪽이 만나 또 다른 종족을 만들어낸 게 분명하다. 물론 그 둘의 성향을 떼어놓고 아이들을 바라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다른 어떤 보이지 않는 다른 끈을 잡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큰 아이에게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짚어보고 싶어서 시도했던 심리, 성격 검사들과 그 결과를 보았다. 그리고 우리 가족 하나하나의 성향에 대해 조금 깊이 공부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말 그대로 우리 가족 공부. 그래서 우선 나를 찾는 시간을 갖었다. 그리고 나에게 숨어있던 기본적인 본질을 찾고 이해하게 되었다.


이제 인정뿐만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으로 남편과 두 아이를 탐구하고 공부해보기로 한다.

각기 다른 별에서 날아온 우리 가족 성향 탐구 스토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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