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나의 의지와 다르게 흐른다

by 권성선


감정은 내 뜻과 상관없이, 때로는 예고 없이 찾아와 나를 휘감는다. 내가 ‘괜찮다’고 말해도, ‘이제는 그만’이라고 해도, 그들은 스스로의 리듬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가끔은, 나 자신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의 파도에 휩쓸리곤 한다.


요즘 들어, 한동안 가볍고 밝았던 내 마음에 다시 축축한 기운이 드리운다. 그 기운은 갑작스러운 슬픔일 수도 있고, 오래 묵은 기억들이 다시 꿈틀거리는 것일 수도 있다. 왜 이런 감정들이 다시 내게 오는 걸까. 나는 때로 스스로에게 묻는다. 아마도 치유는 표면의 상처를 넘어서 깊은 곳까지 닿는 여정이어서, 지금은 그 깊은 층을 천천히 헤아리는 시간인 것 같다.


내가 써둔 오래된 글들을 다시 읽어보면, 그 안에 담긴 슬픔과 상처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것들은 단순히 과거를 후벼파는 아픔이 아니라,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 조금 더 너그러워지기 위한 발걸음임을 깨닫는다. 과거의 내가 품었던 감정들이 지금의 나와 손을 잡고, 함께 길을 걸어가는 느낌이다.


내 마음 한켠에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빈자리와 무거운 돌덩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회복은 한 번에 끝나는 마라톤이 아니라, 여러 겹을 지나가는 긴 산책 같다. 가끔은 넘어지고 멈추기도 하지만, 그 또한 과정임을 받아들인다. 내가 지금 겪는 이 시간도 온전한 회복을 향한 중요한 한 걸음이다.


앞으로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나의 감정과 기억들을 더욱 솔직하게 기록하려 한다. 때로는 아프고 무거운 이야기일지라도, 숨기지 않고 마주할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나 자신과 독자 모두가 치유와 성장의 순간을 나눌 수 있길 바란다.


감정이 나를 흔들고 휩쓸 때마다, 그 흐름을 억누르려 하지 않고 신뢰하려 한다. 비록 때로는 힘들고 무거울지라도, 그 감정들 덕분에 나는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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