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루틴

by 권성선

스킨, 로션, 에센스를 바르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귀찮다.
피부에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하지만, 내겐 너무 번거로운 의식 같았다.

그래서 찾게 된 것이 하나로 합쳐진 제품.
스킨, 로션, 에센스가 한 병에 들어 있는 ‘올인원’.
역시 나 같은 사람이 많았던 걸까, 이미 세상에 나와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있었다.
뚜껑을 여는 순간 귀찮음이 다시 고개를 든다.
그래서 결국 나는 펌핑 한 번이면 끝나는 용기에 옮겨 담았다.
톡— 하고 누르면 오늘의 피부 루틴은 거기서 끝난다.

그런데도 마음 한구석이 찔렸다.
“이것만 바르면 내 피부가 섭섭해하지 않을까?”
결국 나는 에센스를 따로 구매해 그것마저 펌핑 용기에 담았다.

이제 내 루틴은 단 두 번의 펌핑으로 완성된다.
귀찮음을 줄였다는 안도감과 피부를 챙겼다는 작은 뿌듯함이 동시에 남는다.

혹시, 저처럼 이런 ‘게으른 루틴’을 가진 분 또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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