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와 겨울, 그리고 남겨진 시간들

by 권성선

우리 집에는 두 마리의 강아지가 산다.

엄마 강아지, 연두.
그리고 연두가 낳은 네 마리 새끼 중
유일하게 함께 남아 있는 겨울이.

연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을 품었다.
그 중 세 마리는 좋은 사람들에게 분양보냈고,
겨울이는 연두와 함께 우리 곁에 남았다.
이제는 둘 다 더 이상 ‘강아지’라고 부를 수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그들을 “우리 애들”이라고 부른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하다 문득 고개를 들면,
연두와 겨울이는 나를 바라보고 있다.
하나는 살짝 희끗해진 털을 부드럽게 흔들며,
다른 하나는 엄마 곁에 가지런히 앉아 꼬리를 살짝 친다.
둘이 서로를 바라보고,
또 나를 바라보며 살짝 웃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마음이 힘든 날에도,
하루가 끝나갈 때에도,
나는 이 작은 눈빛과 움직임 덕분에
잠시 웃을 수 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오늘만큼은 웃을 수 있었으니까.

연두와 겨울이와 함께한 시간은
점점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
그 속에서 나는 오늘도 작은 숨을 고른다.
내일은 어떤 마음이어도 괜찮다고,
오늘 이렇게 함께 있어주어서 고맙다고.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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