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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빛 Jun 05. 2021

소음

우주선

새소리다. 어제   때는 조용하더니,  시간이 자기들의 것이 맞다는 듯이 시끄럽다. 동트기 전이라 깜깜하다.  종류의 새만이 시끄럽다. 덩치  놈이 끼어든다. 다시 여러 소리가 되었다.

 소리 아래에 여러 소리가 섞여 들려온다. 여전하다. 차가 지나는 소리일까.  멀리서, 굉음으로 공기를 찢으며 달리면  듯한 소리가 깔려 있다.

나무 그늘만 어둡다. 이제는 까마귀 소리도 숲에서 들려온다. 도시 외곽의 아파트 촌에도 아침이 밝아온다.

여기 이 자리에 처음 앉았을 때가 생각난다. 베란다 큰 창문을 열자 그때도 이 소리가 들렸다. 새소리, 그리고 소음. 조용한 아침인데, 그렇게 조용하지는 않았다. 나는 우주선의 조종사가 된 듯했다. 초속 28킬로미터로 달리는 지구라는 우주선. 이 소리는 지구가 달리는 속도 때문일까.

케플러는 행성들이 움직이는 속도에 따라 대응되는 음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구는 끊임없이 파와 미를 웅얼거려 라틴어로 ‘파민’.  ‘굶주림 연상케 했다고 한다.*  당시는 16세기이니 그럴 만도 하다.

이제 나무 그늘도 제 색을 찾았다. 다들 여기저기서 웅성거린다. 산책객이 라디오를 틀었는지, 소리가 지나간다. 하늘이 파랗네. 오늘은 더우려나 보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 p146~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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