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으며

식구

by 봄빛

동우는 밥을 먹으며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일을 할 때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다. 점심때, 14층 빌딩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모두 몰려나와 배식대 앞에 주욱 늘어선다. 줄은 하염없어 줄어들지 않는다.

“하늘의 기운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걸 아십니까?”

“뭐라고?”

내가 묻는 동안 은아 씨도 되새긴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예요?”

“오늘 날이 너무 좋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도 모두 즐거워 보여서요.”

춥고 덮고 하던 날들이 슬며시 밀려가고 여름으로 첫머리를 들이밀고 있다. 하늘에 구름도 없고 식당 밖까지 줄 서 있던 우리 팀원들은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을 함께 맞고 있다.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내가 툭 뱉어 놓으니,

“팀장님은 항상 좋은 기운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 같아요.”

내가 빤히 그의 눈을 들여다보는데도, 물러나지 않고 나를 응시한다.

“그러냐.. 뭐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팀장님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그런 기운이 나한테도 느껴져?”

“제가 말 수도 없고 우리 팀 분위기 처지게 하는 것 같은데 팀장님이 항상 분위기 살리시잖아요.”

“네가 바빠서 그렇겠지. 그래도 기운이 좋다니 뭐니 하니 좀.. 그렇네.”

“우주는 하나라는 것을 아십니까?”

“불교의 일원론 이야기 하는 거야?”

“모두가 우주의 자식입니다. 모두는 원자를 공유하는 것과 같은 형제들입니다.”

“야, 어떻게 그렇게 단정 짓냐? 아닐 수도 있잖아!”

“팀장님도 불교에 대해 잘 아시나 봐요?”

“이럭저럭 불경은 접해봤지, 스님의 법문도 듣기 좋아하고.”

“팀장님이랑 저는 좀 통하는 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통하기는 뭐가, 개뿔.”

옆에서 은아 씨가 끼어든다.

“동우 씨랑 팀장님 비슷한 것 맞아요? 나는 아닌 것 같은데…. 동우 씨는 조금 특이해요. 사람을 바라보는 거나, 사물을 대하는데 일반인하고 뭐가 달라도 달라요.”

줄이 조금씩 줄어들어 배식대에 닿았다. 여섯 줄로 나뉘어 식판에 밥과 반찬을 조금씩 퍼서 남아있는 식탁을 찾아 앉았다.

“오늘은 닭다리가 푸짐하네.”

닭다리를 하나씩 발라먹다가 내 앞에 앉은 동우를 바라보며 한마디 한다. 그의 식판에는 밥과 다른 반찬에 비해 닭고기가 수북하게 쌓여있다. 닭 먹는다고 평소 식탁에 앉으면 남 밥 먹을 때도 이야기한다고 손도 안 대다가 남들 다 먹고서도 한참을 기다리게 하더니 오늘은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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