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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 Mar 05. 2023

초고령사회를 맞는 우리의 마음가짐에 대하여

손원평 단편  '아리아드네 정원'

[문학칼럼] 손원평의 단편  '아리아드네 정원'에서 보는 우리의 불안한 노후

민병식


100만부가 판매된 소설 '아몬드'로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준 소설가 손원평(1979-  )은 서울 출생으로 서강대에서 사회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장편소설 '아몬' '서른의 반격' '프리즘'이 있고, 소설집 '타인의 ', 어린이책 '위풍당당 여우 꼬리' 등의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손원평 작가의 소설집 '타인의 집'에 나오는 네번째 수록작이다. 미래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같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 과연 앞으로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노후의 삶을 어떻게 꾸며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하는 작품이다.


소설은 ‘늙은 여자가 될 생각은 없었다. 하루 하루 살아 오늘날에 도달했을 뿐이다’로 시작한다. 주인공 민아가 살고 있는 유닛 D이다.결혼을 하지 않은 민아는 처음에는 유닛 A에서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긴 수명으로 지금은 유닛 D에서 생활 중이다. 결혼과 부를 누렸던 민아의 친구 지윤도 지금은 유닛 D에서 생활한다. 유닛 A, B, C D 는각 지역에 골고루 존재한다.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현대사회에서 유닛의 존재는 필연적이다. 민아가 머무는 유닛 D의 정식 명칭은 '아리아드네 정원'이다. 한때 민아는 결혼 시장에서 꼽는 최상위 회원 등급이었지만 지금은 최하위인 F등급보다 겨우 한 등급 높은 유닛 D의 구성원일 분이다.


민아는 지금 청소와 말동무를 해주는 복지 파트너를 AI가 아닌 사람으로 신청했다. 신청 시에 비용이 무척 많이 들고 신청했다고 해서 성사될 확률도 적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민아는 이민자의 자녀인 유리와 아인이 파트너로 얻는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민자 수용정책은 몇 십 년 만에 이민자의 숫자를 급격히 늘렸고, 다양한 인종과 계층이 넘쳐났다.


이 작품에서 그리는 미래는 노인들을 ABCD등급으로 나눠 유닛 속에 살게 한다. 노인끼리 등급 속에서 갈등도 있지만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의 갈등도 있다. 저출산으로 난민을 받기 시작하면서 단일 민족은 사라지고 수많은 인종이 한 공간에서 살아가지만 난민 자손들에게 출생부터 꼬리표처럼 달라붙은 차별의 벽에 대한 분노는 유닛에서 편안한 노후를 갖는 노인들에게 꽂힌다. 결국 청년들은 유닛을 없애 버리자는 시위까지 하게된다. 처음에는 자국민과 이민자의 갈등에서 시작한 것이 점차 청년과 노인의 세대 갈등까지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이다.


작품은 고령화 사회의 노인문제, 저출산, 이민자, 세대 간 대립, 청년 세대의 박탈감 및 노년 세대 혐오 등은 지금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노인이 되어 돈으로 등급이 갈리고 돈이 없으면 가장 보편적인 죽음인 안락사도 선택하지못하고 그냥 하루하루 죽음을 기다리는 세상이 작품 속 노인의 세상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지금의 이야기다.  줄어드는 젋은층을 메꾸려고 이주민을 받고 그 이주민은 차별을 당하고 어르신에 대한 공경은 사라지고 짐이 되어가고있는 지금의 대한민국,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사진 네이버(위 배경사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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