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우리 동네 번개 아저씨
민병식
요즘은 가정에서 필요한 웬만한 반찬거리와 간식, 과일 등을 대부분 대형마트에서 구입을 한다. 일단, 접근성이 좋고 구입하기 쉽기도 하거니와 맞벌이 부부가 많기 때문에 평일보다는 시간이 많은 주말에 가서 한동안 필요한 양을 구입해 놓고 소비하는 편의성이 뛰어나 그럴 것이다. 또, 마트를 이용하지 못할 때는 집 근처에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이 있으니 무엇이든지 필요하연 금방 얻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되었다. 이젠 언택트 온라인 주문과 배달의 시대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전통시장이있다. 과일과 야채, 생선 등은 반드시 동네의 시장을 방문하여 사는데 부부가 함께 일하 단골 과일가게는 이용한지 20년이 넘었다. 시장 바로 옆에 조그맣게 간판이 붙어 잇는 전형적인 골목상권인데 규모도 작고 허름하지만 신선도와 맛에서 최고여서 믿고 사는 편으로 과일을 주문하면 수박 한 통, 포도 한 상자까지 무조건 신속 배달이다. 저녁 늦은 시간에 가면 팍팍 에누리를 해주어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는 장점까지 있다.
사진 네이버
난 과일가게 아저씨를 번개아저씨라고 부르는데 그는 늘 가게에 앉아 있는 날이 없다. 왜냐하면 신속배달을 생명으로 삼고 있기에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배달을 하기 때문이다.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를 타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객 만족을 외치며 배달을 하는 아저씨 덕분에 신선한 과일을 주문과 거의 동시에 받아서 먹을 수 있다. 집에 과일을 가져다 놓으면서 초인종을 누르며 "과일 왔습니다"라고 외치는데 인사라도 하려고 나가면 어느 새 없다. 어떨 때는 가게에서 주문하고 집에 돌아오면 문 앞에 과일이 놓여있는 경우도 있다.
최근 전통시장이 많이 어렵다고 한다. 시장을 찾는 손님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현대식으로 시설을 바꾸고, 질 좋은 물건을 값싸게 판매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전통시장상품권 활성화 등 소상인들을 살리려는 국가의 정책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어렵다. 대도시화와 더불어 여러 회사의 대형마트가 상권을 장악하고 있고 골목 상권까지 침투하고 있으며, 각종 편의점들이 동네 골목마다 하나씩 있을 정도로 포화 상태이다보니 시장을 찾는 소비자의 발걸음이 점점 뜸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난 동네의 전통 시장을 자주 가는 편이다. 국민 간식인 순대와 떡볶이도 사먹는 쏠쏠한 재미에 목소리를 높여가며 떨이로 다 주겠다고 구입을 권유하는 생선가게 아저씨의 손짓과 좌판에 채소를 늘어 놓고 "새댁, 오늘 오이 좋아! 안가져가면 손해야라"라고 외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어릴적 고향의 오일장을 추억해 본다
전통시장의 물건은 꼭 값이 싸서 사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동네의 시장에서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 농촌을 살리는 마음, 고향을 추억하는 마음을 발견하고, 농부와 어부 들의 고된 땀과 하루종일 쭈그리고 앉아서 나물을 다듬었을 할머니의 정성을 사는 것이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마음이다.
오늘도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단골 순대국밥집을 찾아 얼큰한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두드리고 반찬가게에 들러 밑반찬을 조금 사고 과일가게에서 복숭아와 포도를 주문한다. 산책 삼아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어디서 많이 보던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씽씽 도로를 가른다. 앗! 번개아저씨다. 또 어디 배달 가시나 보다. 소나기가 내린 후고 날도 어두워질 무렵, 길도 미끄럽고 위험하니 신속 배달도 좋지만 조심히 안전하게 다녔으면 하고 생각하는 사이 어느새 집 앞 , 출입문 앞에 과일 상자가 놓여있다. 빛보다 빠른 번개 아저씨의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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