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에세이
[에세이] 온라인 세상과 휴머니즘
한결
글쓰기를 취미로 하는 나로서는 타인의 글에서 매끄러운 문맥과 생각지 못한 문장들로 감동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모든 사람 들의 글은 글 자체로 소중한 가치가 있으며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글쓴이의 마음이라고 생각하면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내가 사람을 볼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있다면 마음의 중심이다. 중심은 순수다. 비록 세상을 살면서 때가 묻고 이리 저리 세파에 찌들어 능구렁이나 여우가 되게 마련이지만 그 작은 심장에 순수함이 함께 뛰고 있다면 삶의 가치관은 올바를 것이라는게 내 관점이다.
글과 사람의 마음이 꼭 똑같지는 않더라도 한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믿는다. 내가 타인의 글을 평가할 위치도 아니고 수준도 안되지만 어떤 이의 경우에는 글이 참 좋고 필력에 감탄할 때도 있다. 그러나 글의 수준이 인성과 비례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런 경우는 글에 겸손이 없다. 겉은 예의 바르고 대화가 통하는듯해 보이나 속은 아집과 독선으로 똘똘 뭉쳐 있다. 물론 글을 쓰는 사람 들은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고 글을 쓴다는 건 화가가 열과 성을 다해 자신의 혼이 들어간 한 폭의 그림을 그리거나 건축가가 수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집을 짓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보면 그 글은 예술이고 미술이며 음악 작품이다. 글을 쓰는 사람 중에는 좋은 분들도 많으나 독특한 면과 개성이 강하며 고집과 자존심이 센 분들이 종종 있다. 그러기에 타인의 반대를 받아들이기를 꺼리며 자신이 최고인 양 정신 승리를 하며 남에게 돋보이길 원하기도 한다.
지금은 그곳에서 활동하지는 않지만 어느 네이버 밴드의 간곡한 초대로 한동안 활동했던 곳이 있었는데 그밴드는 월 1회 오프라인 독서모임이 있었다. 어느 날 독서 전문가라는 분이 가입해서 모임 진행을 맡겼는데 엄청 잘하더란다. 다음에 또 부탁을 하려했더니 탈퇴를 했다. 그 이유는 수많은 독서 모임에 여성이 많고 진행자는 돌씽이었는데 그는 여성을 만나기 위해 가입한 거였고 그곳 독서 모임에 참석자는 60대 이상 여성들이 대다수였다. 독서모임 진행자는 책을 좋아하고 글을 사랑하는 마음에 드는 인연을 찾기 위해 밴드에 왔다고 솔직히 말하고 탈퇴를 했다. 이 정도면 솔직해서 좋다. 다음 진행자는 책을 다 읽지 못하고 참석한 사람 들에게 면박을 주고 밴드에서 패거리를 조성하여 일대 내분이 일어나 서로 편이 갈리기도 했다.
사람사는 세상은 별의별 일들이 다 있다. 매일 만나는 회사에도 인간관계가 어려운데 비대면인 온라인 세상은 오죽할까. 밴드도 온라인이고 대면접촉이 거의 없지만 엄연히 작은 사회다. 그래서 회원이 지켜야할 규칙을 만들어 놓는다. 규칙은 지키라고 있는 거다. 나를 꺼리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고 내 눈에 좋아 보이지 않는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다. 나의 경우는 자신의 글에 댓글을 왜 달지 않느냐고 리더를 통해 압력아닌 압력을 넣길 래 웃고 넘어가기도 했었고, 괜히 댓글로 시비를 거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리더가 하지 말아 아야할 것이 무엇인지 미리 공지를 하면 따라야한다. 그런데도 꼭 청개구리처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그리하지 말라고 권고를 하지만 잘못이 없다고 우기는 사람도 있고 끝까지 계속 하는 사람도 있다. 적어도 책과 글을 좋아하고 인문학을 한다고 한다면 겸손해져야한다. 나이 꽤나 든 분들이 자기 고집대로만 하고 산다면 그건 주관이 아니고 아집이고 어깃장이다. 갈등없는 세상을 살 수는 없지만 적어도 무언가를 배우려고 왔다면 마음에 들면 좋아요를 누르고 안부 삼아 자기 느낌 댓글로 달고 서로 소통하고 즐겁고 감사한 일이지 지지고 볶을려고 밴드에 글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글을 쓰는 것과 읽는 것은 그 자체가 행복이다. 또, 내 글을 타인이 읽어주고 댓글까지 단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기도 하다. 사람 들이 제각기 생긴 모습이 다르듯이 생각과 관점도 다르다. 모두가 어른인데 글을 빙자 해서 내 생각이 옳다는 것을 강제하거나 주입시키려고 한다면 결국 남는 것은 억지와 갈등이다. 익명의 온라인에선 서로 상대를 알 수 없다. 몇십 년을 함께한 부부도 이혼하고 눈만 마주치면 사랑한다고 외쳐대던 연인도 헤어지면 대부분 원수가 되는데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심지어 이름과 나이, 무슨 일을 했는지, 지금 무엇을 하는지 정보가 전혀없는 상태에서 라포의 형성없이 자기만 내세우면 더 스스로 더 가벼워질 수 밖에 없다.배울 것 배우고 웃고 행복하려면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겸손하고 어른답게 행동해야 한다. 인문학은 사람을 위한 학문이고 인간다움
(Humanism)이 중심이다. 만남과 헤어짐이 더 가벼워진 세상, 지금은 활동하고 있는 SNS가 몇 곳 되지는 않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너무 가볍게 대하고만 있지는 않은지 또, 온 라인 세상에서 나는 어떤 가치와 행복을 찾고 있는지 스스로를 점검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