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고통받는 사람들의 단면을 보다

김이설 단편 ‘아름다운 것들’

by 한결

김이설 단편 ‘아름다운 것들’에서 이 시대 고통받는 사람 들의 단면을 보다

민병식


김이설(1975 - )작가는 충남 예산 출생으로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열세 살’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 ‘오늘처럼 고요히’, ‘잃어버린 이름에게’, 경장편소설로 ‘나쁜 피’, ‘환영’, ‘선화’,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등이 있고 제1회 황순원신진문학상, 제3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노동자의 파업과 자살, 그리고 동반자살이라는 사건을 가지고 전개된다. 남편의 파업부터 자살, 주인공인 나와 아이들의 죽음까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몰려지는 한 가정의 아픈 상황이 무섭다.


사건은 남편의 파업에서부터 시작된다. 대기업 생산직으로 일하던 남편이 어느 날 권고사직을 권유 받는다. 부당하다고 생각한 남편은 동료들과 파업을 시작한다. 기업은 파업의 책임을 남편과 동료 들 탓으로 돌리고 남편은 구속된다. 그러나 파업자들은 구속당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피해에 대한 보상을 구실로 어마어마한 액수를 감당해야만 했다. 결국 집을 저당잡히고 남편은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병까지 찾아오자 자살을 해버린다.


결국 남겨진 가족들은 ‘나’의 몫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시어머니에게 치매가 찾아온다. 남편이 죽은 후에도 아등 바등 살았다. 아이들을 어머니가 돌보아 주었기에 삼교대의 일을 했던 것인데 그마저도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낮에만 일하는 회사로 옮겨야 했다. 보수가 좋은 편인 삼교대 회사를 다녀도 힘든 판인데 낮에만 일해서는 답이 안 나온다. ‘나’에게는 먹고 사는 것도 문제였지만 두 명의 아이 중 둘째는 죽을 때까지 정기검진이 필요한 아이였다. ‘나’는 어떻게 든 버티어 보려하지만 병이 찾아온다. 남편과 같은 생산직에 있었을 때 어느 순간부터 찾아온 질병이다. 병원에 가보니 면역 체계에 이상이 온 것 같다고 정밀검진을 해보라고 한다. 결국 버티다 버티다 못한 나는 자살을 결심한다. 그것도 아이 들을 죽이고 ‘나’또한 죽는 것으로 말이다. 결국 ‘나’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름다운 것들’이라는 노래를 불러주며 한 명 씩 아이들을 죽인다.


굳이 아이들까지 죽여야만 했을까 라는 질문을 한다면 난 대답을 못할 듯하다. 아이들이 분명 부모의 소유물이 아닐진데 왜 아이들에게까지 죽음을 전가시키는가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자식을 예쁘게 키우고 싶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엄마의 마음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다고 본다.


작품 속 ‘나’가 나쁜 사람이어서 그랬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아이들을 책임져야한다는 의무감은 내가 없으면 이 아이들이 거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고 남편의 죽음과 시어머니의 치매, 점점 힘들어져만 가는 번 아웃의 상태가 ‘나’의 판단력을 흐리게 했을 수도 있다. 어디 이 작품의 엄마 뿐이던가. 장애아를 수십년 간 키우고 돌보다가 결국 자신의 힘이 다하자 살해한 엄마의 마음도 이와 같지 않을까. 사업에 실패하고 빚만 늘어나자 부부가 승용차에 아이를 태우고 물속으로 돌진해 죽음을 택한 이야기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고통받는 이들은 주변에 있다. 사회 안전망이 좀 더 촘촘했으면 한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그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생각하면 우리 사회가 생각하는것만큼 건강해보이않기 때문이다.

사진 네이버(위 배경사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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