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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Nov 17. 2018

나무를 심은 사람/ 독후감11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엘제아르 부피에는 프랑스 남동부의 프로방스 지방에 살았다. 우리에게는 라벤더와 와인으로 친숙한 지방이지만 알프스 산맥과 접해있어 대부분이 산악지방이다. 1900년 초 이곳의 산악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생계 수단은 나무를 벌목해서 숯으로 만들어 파는 것이었다.
 그 결과, 황무지는 더욱더 넓어졌으며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부피에가 살고 있는 지역은 3명의 이웃이 있었고, 폐가까지 합해도 10채가 고작인 황무지 동네였다. 모두가 동네를 등지는 대신에 그는 황무지의 상태를 바꾸어 보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거창하게 언급되어 있지 않다. 그 결심이 다였다. 그 결심이 대단한 것이었다. 쉰 두살(52)부터 여든 일곱살(87)까지 35년 동안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1차 세계대전 동안에도 2차 세계대전 동안에도 나무를 심었다. 단풍나무가 모두 죽어 떡갈나무 (도토리가 열매)를 심기도 했고 습기가 고여있을 것 같은 골짜기에는 자작나무를 심었다.
 
 
 그의 결심은 그를 대단하게 만들었다. 그의 결심은 거창하게 표현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아내와 아들의 부재에 대한 내적 동기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은 아닐까? 아내와 아들을 잃고 난 남편의 존재로 도대체 무엇을 시작할 수 있을까? 죽어가는 황무지를 바꾸어 보겠다는 결심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결심이었고, 한 사람의 힘으로 그 넓은 황무지를 옥토로 변화시켰다. 1만 인구의 터전으로 만들었다. 기적의 이야기이다.
 단숨에 읽을만한 분량의 글로 기대하지도 않은 힐링의 느낌을 받는다. 황무지에서 시작해 물이 샘솟는 개울 그리고, 울창한 숲들이 순차적으로 연상되며 힐링이 된다. 고작 70페이지의 글에서 ‘무엇을 기대할까’ 하다가 70페이지 독후감을 쓸 수 있을 만큼의 여운을 준다.
 
 부피에의 나무 심는 모습을 읽으면서 배운다.
꿋꿋이 하는 것. 묵묵히 하는 것.
꾸준히 하는 것. 말없이 하는 것.
부피에의 열정은 조용히 전달된다. 열정은 모두에게 알림을 울리며 전달되지 않는구나! 
1년 동안 1만 그루 넘게 심은 단풍나무가 모두 죽어 버린 일이며, 나무를 심기 위해 12km를 매일 걸어가 나무를 심는다. 이듬해에는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더욱 멀어져 결국 그 주변에 돌집을 지었다.
 그의 나이 일흔 다섯(75)이었다.
그가 혼자 겪었을 좌절과 고독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그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에 존경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장 지오노의 글을 읽으면서 마이클 매커디의 판화를 같이 즐길 수 있다. 그의 판화는 우리가 부피에의 좌절과 고독에 대해 좀더 자연스럽게 상상해 볼 수 기회를 선사한다. 글을 읽고서 판화를 그린 것인지, 판화를 본 후에 글을 썼는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전달력이 좋다. 흑백 판화들이 황무지를 더욱 황무지스럽게 표현했으며 고독한 부피에를 더욱 쓸쓸하게 묘사한다. 흑백 판화들이 숲을 더욱 빽빽하게 표현했으며 무성한 나무들로써 황무지가 다시 살아났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도, 항상 책을 읽는 사람도 각자의 이유로 책을 읽고 싶어하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결심은 했어도 책을 펼치기가 쉽지 않은 이유이다.
부피에가 우리와 다른 이유는 결심을 하고 실천을 했다는 것이다.
더욱 다른 이유는 35년간 꾸준히 실천을 했다.
 
책을 읽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는 순간,
책을 펼치고 싶기까지 한 그 순간,
아니다! 무조건 지금!! 이 책부터 펼쳤으면 좋겠다. 오늘 이런 좋은 책을 만났으니 다음에는 어떤 책을 만나게 될지 설레게 될 것이다.
 
하나. 더욱 놀라운 사실이 있다. 이 글은 실제에 근거해서 쓰여진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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