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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Sep 05. 2020

고전 탐닉 / 독후감106

삶의 질문에 답하는 동서양 명저 56

 지난주까지 104주(2년) 동안 105권의 독후감을 썼다.

책을 읽는 것은 습관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책을 선택하는 것은 매주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이나 평소 궁금했던 주제들 또는 기존에 읽었던 책들에 대한 흥미를 간직해 두어야 하므로 조금씩 신경을 써야 한다. 언젠가는 독후감을 쓰고 싶었던 몇 권의 후보 책들을 와이프에게 보여주면서 픽 pick 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었다. 책 선택이 어려워 힘든 경우도 있지만 이 책도 읽고 싶고, 저 책도 읽고 싶어서 읽고 싶은 책의 리스트가 쌓여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무엇부터 읽고 싶은지 멘붕에 빠지기도 한다.

 매주 반복되는 책선택의 프로세스에서 항상 어려운 것은 고전 읽기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렵다. 항상 어렵다. 사다 놓고 읽혀 지길 기다리는 고전들에게 미안하다. 좀 더 나은 독서 라이프를 위해 힌트를 좀 얻어야겠다.




 [고전 탐닉]은 작가가 직접 읽은 56권에 대한 고전을 간략하게 소개해 놓은 책이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유명한 책들도 많지만 난생처음 들은 책 제목들도 많다. 이 정도로 고전에 문외한이구나! (솔직히 책 제목들은 전부 알고 있을 줄 알았다.)

 내가 평생 펴보지 않을 책들에 대해 그래서 표지만 보고 그냥 지나칠 책들에 대한 요약을 읽을 수 있었다. 요약을 읽고 흥미를 가질 수 있다면 난 그 책 읽을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꿈의 해석], 찰스 다윈 [종의 기원]이나 데카르트 [방법서설]과 같은 책들을 내 의지로 찾아서 읽을 수 있었을까? 플라톤 [국가론]이나 니콜로 마키아밸리 [군주론]에 대한 요약만이라도 자의自意로 찾아보았을까? 너무나 요원한 책들이었지만 이제는 겉핥기라도 한 듯하다.


 소개된 책들 중 하나로 피에르 부르디외(프랑스 사회학자)의 [구별 짓기](1979)란 책이 있다.

후천적인 성향이 개인의 문화적인 취향과 소비의 근간이 된다는 내용의 책이다. 후천적인 성향은 살아온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형성하게 되는데 살아온 환경은 돈과 권력에 의해 구별 짓게 된다. 소위 고상한 취미와 천박한 취향이 어떻게 사회 계층별로 구별되고 차별되는지에 대한 뛰어난 분석 결과를 보여주는 대작이지만 안타깝게도 나의 후천적 성향은 이 책을 읽게 하진 않는다.

 그렇다! 소개된 고전 56권을 읽겠다는 무모한 도전보다는 몇 권이라도 이 책을 통해 읽고 싶은 도전! 리스트가 다시 생긴 것에 감사한다.


 처음 책을 펼치면서 놀랍게도 8권의 고전은 이미 읽었다. 심지어 몇 권은 독후감까지 쓴 책이었다. 감사하게도 앞으로 읽고 싶은 6권의 고전 리스트가 생겼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단테 [신곡]

스탕달 [적과 흑]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박지원 [열하일기]




 고전이 쓰인 시대에 고전을 저술했던 작가들의 생애나 그들이 겪었던 역사적인 사건들이 친절하게 정리되어 있는 이 책은 앞으로 나에게 시대를 구분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세상의 지식은 모두 연결되어 있지는 않을까? 역사를 거시적으로 본다면 세계의 흐름이 상호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비록 나는 그 흐름과 연결을 알 수는 없지만 책을 읽다 보면 나에게 다가온 지구 거장들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손쉽게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조금씩 궁금증을 풀어가다 보면 조금씩 역사도 거시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손이 닿는 곳에 두고 자주 펼쳐 읽게 될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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