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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Mar 05. 2022

소소한 즐거움 /독후감185

 책은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삶의 기쁨과 행복을 찾는 방법 배워야 한다. 거기에 더 쉽게 이르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바로 일상 곳곳의 작은 기쁨이 그 출발점이다.’

 하루하루가 녹록지 않은 삶에 과연 당장 이 책은 필요할까? 

매일 to-do-list는 샘솟지만 지금이 아니고 당장이 아니면 또 언제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이것저것 집안일을 보려고 나서면서 혹시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시간이 날까 해서 [소소한 즐거움]을 집어 들고 나왔다. 커피를 픽업하러 간 사이 와이프가 책을 훑어본다.

 “당신은 왜 이 책을 골랐어? 당신은 왜 이 책을 읽고 싶었어?”

때론 이유 없이 그냥 읽고 싶은 책도 있다.

읽고 싶은 이유가 표지일 수도 있고, 작가일 수도 있고, 제목일 수도 있고, 추천사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냥 읽고 싶은 책도 있다. 하지만, 그냥 집어 든 책이라도 읽고 나면 왜 이 책을 읽고 싶었는지 책은 나에게 이야기해 준다.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그리고, 소소한 즐거움을 즐긴다.


 책의 목차만 보아도 소소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다만, 즐거움을 맛보고 싶은 마음 정도는 장착해주어야 한다. 우리에게 왜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지에 대한 이유를 적기보다는 목차에 있는 것들이 우리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하니 찾아보고 경험해보고 즐겨보라고 권한다.

 나는 그중에 이건 한 번 꼭 해보고 싶다.

소를 5분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잔잔하고 평온한 영혼의 작은 가지가 우리 안에 뿌리내리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것은 또 어떨까?

사랑하는 사람의 손목을 지그시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한동안 잊고 있던 애틋한 감정이 다시 심장에 피어날 수 있다. 그 사람은 이 세상에서 당신이 손목만으로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된다.


그냥 지나가다가 그냥저냥 살다가 허투루 지나치는 것들에 대한 일상 속의 작은 기쁨을 적었다. 그 안엔 우리가 알 수 없는 많은 시간들과 이야기들이 있다. 가치가 없다고 치부할 수 있겠으나 우리의 판단능력을 넘어서기에 그것들이 우리에게 비추어지기에는 소소한 즐거움을 줄 뿐이다. 그들이 내재하고 있는 것들이 아무리 어마어마할지라도 절대 과시하거나 눈에 띄려 하지 않는다. 그저 소소한 즐거움을 줄 뿐이다.

우리에게 주는 행복의 양이 작아서 소소한 즐거움이 아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삶의 모습과 목표라는 전체 그림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작은 기쁨들을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정말 알고 있을까?

그래서 이 책은 52가지의 챕터 제목만으로도 가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챕터 제목 이외에 책 안에 소소한 즐거움의 목록들이 또다시 숨겨져 있다. 그것들을 향유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단지 주의를 기울이는 것뿐이다.


 추신) 책을 읽다가 시나브로 서양판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 같은 느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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