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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Aug 27. 2022

삼총사 /독후감209

‘독자의 마음을 알아주고 지켜주는 뒤마 씨!’

내가 만든 뒤마 씨의 별칭이다. 독자의 마음을 읽고 그것을 글로 써준다. 

만약 내가 누군가를 다시 환생시킬 수 있다면 나는 뒤마 씨를 환생시켜 지금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한 편 부탁하고 싶다. 

말 타는 1600년대 배경의 소설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차 타고 스마트폰이 없으면 살 수 없는 2000년대를 배경으로 써진 그의 글을 읽고 싶다는 충동이 [삼총사]를 읽는 내내 떠나질 않았다.


 알렉상드르 뒤마 (Alexandre Dumas, 1802~1870)의 이름은 그의 소설 제목만큼이나 친숙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나 [삼총사]는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글이 아닌 영화를 통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을 수도 있다.

 글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장면이 떠오르는 게 뒤마의 글이다. 

연극이나 영화를 보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생생하고 전개도 빠르다. 그리고, 재미있다. 그 이유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분명하고, 생동감과 움직임이 넘쳐나 독자의 호기심과 흥미를 계속 자극하기 때문이다. 연극적인 소설이다.




 근위 총사대를 지휘하는 트레빌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소개장을 가지고 1625년 루이 13세 치하의 파리로 상경하는 가스코뉴 청년 다르타냥이 겪는 사건들을 이야기한다.

 총사들이 자신들의 앙숙인 리슐리외 추기경의 근위대원들과 벌이는 싸움에 합류하게 되면서 와인, 여자, 노래만 있으면 만사가 즐거운 화끈한 성격의 소유자인 포르토스, 잘생긴 외모와 귀족적인 분위기가 매력적인 총사인 아토스, 그리고 성직자의 소명을 받았으나 연애 사건 때문에 성직자의 길을 중단한 아라미스와 친구가 된다.

 이 시대에 뒤마는 벌써 우먼파워를 감지하기라도 한 듯 다르타냥을 우연히 아토스의 옛 아내로 밝혀지는 부정不貞한 여자이자, 추기경의 가공할 만한 밀정인 밀레디와 싸움을 벌이게 한다. 정말 매력적이고 매혹적인 강력한 악惡의 캐릭터이다. 주인공과 대치되는 등장인물이 여성인 소설은 쉬이 생각나지 않는다.


 다르타냥과 삼총사 이외에 행동을 같이하는 네 명의 하인들도 소설 속을 꽉꽉 채운다. 

소설 읽기를 시작할 즈음 ‘다르타냥의 하인은 플랑셰이고, 아라미스의 하인은 바쟁이었지’ 하면서 별도로 메모를 해 놓았지만 세 권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총사들의 하인들이 인식됨과 동시에 각각 총사들이 어떤 과거를 가졌으며, 어떤 성격인지도 파악된다.

 무엇보다 신나고 재미있는 일들은 다르타냥 주변에 있다.

소설이 시작하자마자 사건사고가 줄줄이다. 트러블 메이커 다르타냥! 결투엔 모두 이유가 있다.

파리로 상경하자마자 하루 동안 한 시간 간격으로 결투를 세 건 씩이나 만들어 놓았다. 쉴 틈이 없다. 천방지축이라 해야 할지 용맹하다 해야 할지 목숨을 걸고 하는 결투임에도 거침이 없다.


 소설은 총 3권으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는 다르타냥이 누구인지와 삼총사와 어떻게 인연을 맺는지를 제2권은 밀레디를 등장시키기 위한 소설의 역사적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고 라 로셸 공격 전의 에피소드 그리고, 마지막 권은 삼총사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고난과 역경에도 자신의 악을 굴복하지 않는 밀레디의 엄청난 수그러들지 않는 슈퍼파워를 느낄 수 있다.

 다르타냥과 삼총사는 멋지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뇌리에 박힌 것은 밀레디였다. 주인공을 멋지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에 대적할 만한 등장인물이 필요하다. 미모의 스파이. 강제로 수녀원에 들어가 십 대를 보내던 중 사제와 사랑에 빠진다. 수녀원 재물을 훔쳐 도망친 후 추기경의 스파이가 되어 다르타냥과 대립하게 된 밀레디.




[삼총사]에는 유명한 말이 있다.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했던 인물이 17세기의 밀레디였다.

그리고 ‘밀레디’란 인물을 19세기에 창조했던 알렉상드르 뒤마!

21세기의 나는 여전히 그의 소설이 궁금하다.

멋진 소설가나 화가들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자체가 참으로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깨우쳐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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