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성원 Nov 26. 2022

책들의 부엌 /독후감221

페이지 69

서로 이해하는 데 시간을 들이기보다, 갓 시작된 스무 살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골몰하기 바빴던 시절이기도 했다.




무언가 댕~~하고 다가왔다.

다시 한번 더 읽고 또다시 읽는다. 그리고, 펜을 들어 밑줄을 긋고 지금을 남기기 위해 메모를 남겼다. 다시 읽어보니 뭐 그리 새로운 문장이 아닌 듯도 하다. 이제 성년이 되었고, 나이 앞 숫자가 1에서 2로 바뀐 것이라 단순히 치부될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나는 친구들에게 득도한 것 같다고 표현할 만큼 마음속에 무언가 변했다.

사고를 변화시키고 습관을 변화시키는 무언가는 지극히 개인적이구나!


 당연히 스무 살은 이것저것 바쁜 시절이고, 생각도 많은 시절이다.

이해’라는 단어에 꽂혔을 것이다. ‘어떻게 나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해]하려고만 했을까?’

“나는 네 행동을 이해를 못 하겠어!!” “당최 이해가 안가네” “도무지 알 수가 없네” 

“아들아, 아빠는 정말로 이해가 안 가서 그래, 왜 그랬는지 설명 좀 해봐”


 아이들이 이해가 가질 않아 각을 세우는 것은 어쩌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다.

육체적으로는 어른보다 커졌으며, 사회적으로는 계속 해결해야 하는 많은 학습량과 정신적으로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고 있는 아이들은 이성적으로 이해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그냥 자신의 새로운 현재의 상황과 나이를 살아가야만 하는 시절 중인 청소년일 따름이다.

 아무리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고 긍정적인 미래가 열리지 않는 사회에서 ‘이해가 간다 가질 않는다’는 잣대로 스무 살의 아름다운 청춘들을 대하는 것을 반성한다.


 스무 살을 지나 10년을 더 살아도 확실한 건 없다. 

그 이후 10년을 더 살아도 여전히 확실한 것은 없었다.

막연히 걱정하고 염려했던 일들이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으면 감사했고, 막상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리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더구나 정답은 없었다. 모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읽고 해결한다.

등장인물 중 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다인은 봄은 어쩌면 다들 새로운 희망과 도전 그리고 시작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마지못해 꽃을 피우는 것인지도, 과거의 깊은 어둠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방]식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낑낑대면서 봄이라는 본분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봄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봄만 좋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 다 각자의 시절에 각자의 고민을 갖고 살아간다.

그런 사람들이 우연히 혹은 필연같이 책들의 부엌에 찾아와 추억을 만들고 자신만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전혀 풀어놓을 마음이 없었지만 겨울을 이겨내고 이른 봄에 피는 매화나무가 있는 북스 키친에 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행여 첫 방문에 풀어놓지 못해도 다음에 다시 찾아와서 자신을 말랑하게 만들고 갈 수 있는 곳이 북스 키친이다. 

그곳에는 항상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야기들이 점점 쌓여가기 때문일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태엽 감는 새 /독후감22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