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성원 Jan 21. 2023

태도가 작품이 될 때 /독후감229

‘태도가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구성한다.’

당연한 말인데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곱씹게 된다. 

‘태도가 (     )이 될 때’라고 머리말 제목을 지었다. 


빈 괄호를 만들어 넣은 이유는 이 책의 독자들이 각자의 관점으로 세상과 글과 작품을 해석할 여지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이 책에서 언급된 작가들처럼 관습적 질서를 거부하는 태도를 가진다면, 이 괄호 안에는 모든 것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괄호 안에는 형식이나 작품도 들어갈 수 있고, 목소리가 들어갈 수도 있고, 새나 바다 혹은 불빛이 들어갈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가 들어갈 수 있다. 태도는 많은 것을 결정한다.




 작가가 던진 명제는 ‘과연 어떤 태도인가?’라는 질문으로 다가온다.

이 책에 나오는 작품들의 저작권자들도 기존의 사회질서와 미술을 다르게 읽는다. 작가들의 태도는 이전 체제와 규칙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의미하며, 미술의 관습적인 틀을 거부하는 새로운 작품의 형식과 전시의 형태로 구현되었다. 책을 구성하는 모든 글이 쉽지 않은 태도를 지닌다.


 왜 작가는 주변과 대조적이며 대중적이지 않은 태도를 취하는 걸까?

아마도 대중보다 다음 몇 가지 사항에 민감하지 않을까?

첫째, 돈과 성공을 얻기 위해 모든 거짓과 폭력이 정당화되는 구조가 질서라고 주어진다면, 당연히 그 반대인 무질서를 향해 가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 사회에서의 ‘정상’은 사회적 업무 수행 능력을 온전히 갖춘, 신체 건강한 교육받은 중산층 이상의 이성애자 남성만을 의미한다. 그 이외에는 ‘비정상’ 혹은 ‘정상 이하’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셋째, 예술로 전쟁과 폭력을 비판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잔인함과 참혹함을 가리기 위해 전쟁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는 끔찍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반적이고 중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모든 것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며 질문을 던진다.


 이다음부터는 독자인 내 몫이다. ‘나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

책에서 다루는 작품들의 저작권자들이 피카소나 데미안 허스트와 같이 떠들썩하게 알아주는 유명인이라면 그들의 퍼포먼스와 작품들은 나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실험적이고 도전의식이 대단한 사람이구나!!’라는 놀람과 극찬? 혹은 마음속으로 ‘쯧쯧’ 했을까?

아무에게도 명확하게 말할 수 없다.

그런 민감한 태도를 갖은 사람들을 마냥 부러워하지도 않겠지만, 신기한 사람을 보고 지나치는 것처럼 그냥 방관하는 것이 아닌 속마음으로는 나름 신경을 쓰는 정도의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책을 읽으며 대리만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약간 더해 희열을 느끼는 수준으로 신경 쓰일 것 같다. 나는 실천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 머리로 이해는 해도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일 것 같다.




 모두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다른 방향을 쳐다보고 있거나 다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맞다!! 이전보다 더 다양한 목소리들이 들린다. 그리고 다른 목소리들이 잘 들리는 만큼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들도 더 많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기 때문에 더 많이 부딪히고 더 자주 어긋난다. 당연히 ‘낯설고 친밀한’ 타인들과 춤을 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자신의 의견을 내고 춤을 추며 소통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대중적으로 읽히지 않은 책들이 있을 것이다. 허나, 세상에 존재해야 할 책들도 있다. 

[태도가 작품이 될 때]가 그런 책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 찰스 사치, 아트홀릭 /독후감22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