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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Dec 07. 2019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독후감67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어른 아이에게

 나는 중년이다. 이제는 빼박 중년이다. 

누군가 나에게 ‘당신은 중년이야!’하면 거부할 수 없는 나이다.

그럼 나는 어른일까? 어른의 사전적 의미로 본다면 나는 어른 맞다.

그런데 나는 내가 어른인지 잘 모르겠다.

젊은 사람도 꼰대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니 어른이어야 할 내가 어른인지 잘 모르겠다 하는 것도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다.

그런 와중에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문구는 나에게 많은 위안을 가져다준다.

 어른도 여전히 흔들리기 때문이다.

마흔이면 불혹(不惑)하여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다”라고 공자님께서 말씀하셨지만 우리 모두 결정장애가 있는 세상이다.

정재승 교수의 [열두 발자국]에서 보면 결정장애를 물리치는 것은 너무나 간단하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명확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선택의 폭이 너무나 많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또한, 선택을 한 후 실패하면 세상에서 낙오된다.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이 시대의 어른들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제 막 어른이 되려고 하는 어른 아이에게도 계속 흔들리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그것이 정상이라고 란도 샘은 이야기한다.




 우리는 어디서 흔들릴까?

세상에 첫발을 내디디는 어른 아이들은 사방에서 흔들린다.

사회로 나오기 위해 취직자리를 알아볼 때 흔들린다. 사회가 나를 거부하는 것은 아닌지.

힘들게 입사한 회사에서 흔들린다. 기대와 전혀 다른 회사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누구의 탓도 아닌 내 삶에 찾아온 고통과 아픔으로 흔들린다. 이것이 정말 내 운명인가?

직장과 가정과 자아가 부딪히는 상황에서 흔들린다. 너무나 고단하다.

자신의 가치를 찾지 못해 흔들린다. 왜 사는 것일까? 죽지 못해 사는 걸까? 성공도 허무하다.

 하지만, 우리가 흔들려서는 안 돼!! 무엇이든 완벽해야 돼!! 하는 마음이 아닌 흔들리는 것이 정상이고 어른이 되어가는 여정이라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만은 아니다.


 모두 다 흔들리지만 각기 다른 이유들로 슬퍼하고 행복해한다.

아픔은 철저히 개별적인 것이다. 사회적으로 어마 무지하게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자신들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SNS처럼 남의 인생은 즐거워 보이고 나의 인생은 평범한 것이다.

세계를 정복했던 나폴레옹은 “내가 진정 행복했던 날은 일주일도 되지 않는다”라고 했는데, 3중 장애를 안고 살았던 헬렌 켈러는 “행복하지 않았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타인의 행복과 가치관을 평가할 수 없다. 자신의 주관으로 만족하고 감사하는 것이 행복한 것이다.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듯이.


 무료해지면 소설을 읽고, 허전해지면 수필도 읽고, 따뜻해지려면 시를 한 편 읽듯이 사람은 가끔 이런 책을 읽어줘야 한다. 나를 토닥여주는 책.

어르신들은 성경을 읽고 또 읽는다. 일 년에 일독 이상 하시는 분들도 많다. 잊어버린 내용들을 상기하기 위해 상기해서 올바르게 살기 위해. 가끔 당연시되는 것들도 망각할 때가 있다.

글을 읽으며 초심을 상기하고, 당연한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감사할 것들에 대해서는 더욱더 감사하고, 슬픈 것에 대해서는 회피하지 말고, 미워할 것에 대해서는 조금 덜 미워할 수 있기 위해 가끔 이와 같은 마음 지침서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모두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인생시계’라는 개념이 있다. 인생시계는 사람의 일생을 하루 24시간으로 보고 현재의 나이를 시간으로 표시해보자는 것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0세 정도 되므로, 절반인 40세는 24시간의 절반인 12시, 50세는 오후 3시, 60세는 저녁 6시 하는 식이다.

 인생시계의 개념에 빗대어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면 평균적으로 우리는 1살을 먹는 동안 12.5회 흔들린다. 대략 매월 1회 꼴로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나는 대략 5~600번 흔들린 나이다. 앞으로 400번 이상은 흔들려야 하니 조금 더 너그럽게 조금 더 행복하면서 흔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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