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은 아이의 순순함에서 피어나는 유전자이다
준 형아~! 우리 놀이터 가서 놀자. 아까 전에 보니까 뒷마당에 놀이터 있던데.
이제 막 숙박지에 도착한 두 형제는 어느새 보았는지 밖으로 놀러갈 준비부터 합니다. 어른들이 짐을 옮기고 있는 사이 어떻게 보았는지 숙박지 뒷마당에 위치한 자그마한 놀이터를 바라보며 준이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빈 진짜? 나는 못 봤는데, 어떻게 봤어?
준 내가 봤지. 밥 먹었으니까 어서 놀이터 가서 놀자. 다른 친구들도 놀고 있더라.
빈 그래? 그럼 더 재밌겠다. 같이 놀자 그러자. 그 친구들도 좋아할 것 같은데.
빈이와 준이는 재빨리 놀이터로 향합니다. 혹시나 먼저 놀고 있던 친구가 다 놀고 들어가면 어쩌나 싶어 서둘러 뛰어갑니다. 다행히도 놀이터에서 먼저 놀고 있던 친구들은 빈이와 준이를 반갑게 맞아주어 함께 신나게 어울려 놀이를 합니다. 마치 오랜 세월 친구로 지낸 것처럼.
준 형아~! 어때 재밌지? 그 친구들과 함께 노니까 더 재밌다.
빈 응. 오늘 처음 만났는데 함께 노니까 더 신나던데. 좀 아쉽다 더 오래 놀았으면 했는데.
준 그러게. 하지만 걱정 하지마. 다른 놀이터에 가면 또 다른 친구들이 있을 거야. 함께 놀자하면 좋아할걸.
빈 맞아. 친구들은 언제나 먼저 다가오는 다른 친구들을 웃으면서 반갑게 맞이해주더라. 그게 좋은 것 같아. 나 같은 경우에도 처음 보는 친구가 먼저 다가와 함께 놀자고 하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구. 함께 노니까 더 재미있기도 하고.
준 근데 왜 어른들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는 같이 안 놀아? 옆 방에 다른 어른들도 놀러왔는데 인사도 안하고 그냥 서로 자기 할 일 하던데. 놀이터에 가보면 아이들 수 만큼이나 어른들이 있는데 어른들은 간단히 인사만 하고 서로 같이 안 놀아. 같이 놀면 더 재미있는데. 사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더 반갑고 그렇잖아. 더 재미있게 놀 수도 있는데. 아이들이 같이 노는 것처럼 어른들도 함께 얘기도 하고 놀면 좋을텐데.
빈 나도 그게 참 이상해. 그냥 다가가서 인사하고 같이 놀자고 하면 되는데, 어른들은 그 말이 그렇게하기 어려운가봐. 왜 어렵지?
준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려운 것이 아닌데. 어른들한테 어려우면 우리들한테는 더 어렵잖아. 그런데 우리가 쉽게 얘기하고 함께 노는 것으로 보아 어려운 것은 아니야. 분명히 다른 뭔가가 있는 것 같아.
빈 나도 그게 약간 의심스러워. 그냥 우리처럼 “안녕, 같이 놀자”라고 얘기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이 말 듣는 상대방도 분명히 좋아할 것 같은데. 나만 그런가?
준 아니야, 형아 말이 맞아. 나도 처음 보는 친구가 먼저 다가와서 “같이 놀자”라고 얘기해주니까 좋더라구. 반갑기도 하고. 실제로도 같이 노니까 더 재밌었어.
빈 그런데 어른들은 왜 잘 어울리지 못하지? 정말 이상해. 부끄러워서 그러나? 잘못한 것도 없는데 부끄러울 필요는 없는 것 같고. 어떻게 함께 어울리는지 몰라서 그러나? 아~ 도저히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가.
준 아마 부끄러워서 그럴지도 몰라. 아니면 상대방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어른들 중에는 좋은 사람들도 많고 나쁜 사람들도 많잖아. 요즘 엄마가 나한테 가끔 얘기하거든. 낯선 아저씨가 같이 가자 그러면 절대로 따라가면 안 된다고. 사탕 사준다거나, 엄마한테 데려다 준다거나...이런 말하고 같이 가자 그러면 절대로 따라가지 마래. 나쁜 아저씨라고.
빈 맞아. 그건 내가 어렸을 적에도 엄마한테 들었어. 어른들 중에는 나쁜 사람들도 많아서 처음 보는 사람이 다가와서 같이 가자고 하면 절대로 가지 말라 하더라고. 어른들은 이런 게 있나봐. 우리들은 나쁜 친구는 없는 것 같은데.
준 그래도 좋은 어른인지 나쁜 어른인지는 모르잖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왜 처음부터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실제로는 좋은 어른이 더 많을 것 같은데.
빈 그래 맞아. 세상에는 좋은 어른이 더 많은 것 같아. 나한테도 잘해주는 어른들이 더 많거든. 근데 왜 알지도 못하면서 처음부터 잘해주면 나쁜 사람이라고 의심할까?
준 그렇게 의심부터 하니까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아. 잘해줘도 의심부터 하니까. 그래서 더 다가가지 않고 그러다보니 더 의심하게 되고. 근데 형아 어른들도 아이였을 때 우리처럼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우리가 재밌게 어울리는 방법을 배운 것은 아니잖아.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게 어울리는 것을 보면 분명히 이건 원래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아.
빈 그렇겠지. 아이였을 때에는 분명히 우리처럼 처음 보는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재미있게 놀았을 거야. 어른이 되면서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준 이유가 어떻든 간에 어른들도 우리처럼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도 잘 다가가고 잘 어울렸면 좋겠다. 처음에는 어색해도 함께 하다보면 정말 재밌고 좋은데.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빈 있지. 어른들도 아이일 때 분명히 처음 보는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면 분명히 지금도 잘 할 수 있을 거야. 단지 무슨 이유때문인줄은 모르지만 오랜 시간동안 함께 하지 않아서 잘 하지 못할 뿐. 한번 해보면 쉽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꺼야. 우리 친구들 엄마와 아빠들과 어울리는 자리 만들어 줄까? 친구 집에 가고 싶다고 조르면 될 것 같은데.
준 그래 형아 좋은 생각이다. 돌아가면 친구 집에 놀러가고 싶다고 그러자. 그러면 엄마와 아빠도 함께 친구 집으로 가게 될것이고 그러다보면 어른들끼리 잘 어울리겠지. 그러면 우리는 더 재미있게 자주 친구랑 놀 수 있을 것 같애.
빈이와 준이는 오늘 처음 만나 친구였지만 마치 오랜 시간동안 만난 것처럼 신나게 놀았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어울림이 어른이 돼서라도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며 두 형제는 피곤한 몸을 따스한 이불속에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