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그린다 나도 그린다

자신의 그림이 자신에게 가장 멋지다

by 드림캡처 변성우

아~ 추워 추워~! 날씨가 왜 이렇게 추운거야? 추운 날씨 정말 싫어.

준아~ 겨울이니까 추운 것은 당연하지. 춥지 않으면 겨울이 아니게?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 너도 벌써 세 번째 겨울을 맞이하면서 추위에 적응을 못하는거야?


세 번째 겨울? 난 처음으로 이렇게 추운 것 같은데. 무슨 세 번째 겨울이야? 겨울은 왜 이렇게 추운거야? 추운 겨울이 난 정말 싫단 말이야. 겨울이 없었으면 좋겠어.

겨울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너 눈사람 만드는 것 좋아하잖아. 작년에 보니까 썰매타기 놀이도 엄청 재미있게 하던데. 겨울이 없다면 이런 것들 전혀 못하는데 괜찮아?


그 놀이들 겨울에만 할 수 있는 거야? 꼭 추울 때 만 할 수 있는 거냐구?

당연하지. 눈사람 만들려면 하늘에서 눈이 와야 하고 썰매타기를 하려면 얼음이 얼어야 하는데. 춥지 않으면 눈도 만들어지지 않고 얼음도 볼 수 없으니까.

그럼, 고민 좀 해봐야겠는데. 추운게 더 싫은지, 눈사람 만들기랑 썰매타기가 더 재미있는지...


준이는 어느 계절이 더 좋아?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어느 계절만 있었으면 좋겠어?

어느 계절? 하나만 골라야 해? 난 따뜻한 봄도 좋고 물놀이 맘껏 할 수 있는 여름도 좋고 단풍놀이 하면서 가족여행을 가장 많이 다니는 가을도 좋은데...겨울은 아직 생각중이야.


하나의 계절만 있는 나라에 사는 건 어때? 사실 네 가지 계절이 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거든.

하나만 있는 나라도 있어? 모든 나라가 네 가지 계절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야?

아니야. 같은 나라더라도 어떤 지역에는 하나의 계절이나 두 개의 계절을 가지고 있는 나라도 엄청 많아. 따지고 보면 사계절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훨씬 적을거야.


적은 것보다는 당연히 많은 게 좋은데.

너 사계절이 왜 있는 줄 알아?

사계절이 왜 있냐구? 음...그냥 있는 것 아닌가? 자연이 만들어놨나?

그래 바로 그거야. 사계절은 자연이 만들어 놓은 거야.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너 놀이 공원 갔을 때 놀이기구가 하나만 있다면 어때? 동물원에 동물이 하나만 있다면?


놀이 공원에 놀이 기구가 하나만 있다구? 동물원에도 하나만? 아이 재미없어. 아마 다시는 그 놀이 공원이랑 동물원 안 갈 거야.

그렇지. 하나만 있다면 정말 재미없을 거야. 사계절이 있다는 것은 정말 재미있다는 의미거든. 내 생각에는 자연이 사계절을 그리는 것 같아. 봄에는 푸릇푸릇한 초록색으로 초록이들을 맘껏 그려 넣고 따스함의 숨결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아. 여름에는 하늘위에 더 뜨거운 햇님도 그리고 엄청난 비도 쏟아 내려주고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어 물놀이를 많이 하는 장면도 만들어내고.


오~ 형아 말을 들어보니 정말 그렇네. 그렇다면 가을과 겨울은 어떻게 그린거야?

너도 이미 알잖아. 가을은 오색빛깔 단풍으로 맘껏 칠하는 것 같아. 아주 맘껏. 겨울은 하얗게 칠하겠지. 마치 하늘 위에서 빵가루가 내려와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린 것처럼.


지금 보니까 자연은 유명한 화가네. 이렇게 멋지게 그려놓으니까 엄마랑 아빠는 가족여행 갈 때마다 자연을 보러가는구나. 자연이 그려놓은 그림을 보고 어른들은 너무 좋아하더라구.

그래 맞아. 자연은 엄청 유명한 화가지. 어떠한 화가들도 자연만큼 멋지고 다양하게 그리지는 못할걸. 자연이 사계절을 그려 놓은 이유가 명확하게 있지. 계절마다 그리는 모양과 색깔이 다른 것을 보면.


자연이 멋지게 수놓은 작품


멋지다. 나도 자연처럼 멋진 화가가 되고 싶네. 그러면 내가 원하는 것만 그릴 수 있을텐데.

아마 우리가 아무리 연습을 하더라도 자연처럼 잘 그리지는 못할 거야. 자연은 똑같은 것을 그리는 법이 없거든. 항상 다르게 그려. 올해의 봄도 작년의 봄과 다르고, 올해의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도 지금까지 한 번도 그려보지 않았던 새로운 그림만 그리거든. 매년 볼 때마다 너무도 달라. 하지만 실망하지는 마. 너에게도 자연보다 더 잘 그릴 수 있는 그림도 있으니까.


정말? 그게 뭔데?

니가 살아갈 날 들. 아빠와 엄마가 얘기하는 얘기 살짝 들었는데, 자기 인생은 자기가 그려나가는 거래. 다른 누구도 대신 그려줄 수 없다는 거야. 아무리 유명한 화가인 자연이더라도.


자연이 자연 자신을 멋지게 그리는 것과 같은 거야?

응 맞아. 그것과 같아. 자연의 계절을 제일 잘 그리는 화가는 자연 자신이야. 우리 중에 아무리 잘 그리는 화가라도 자연만큼 자연의 삶을 멋지게 그리지는 못하지. 이렇게 보면 자신의 하루하루를 가장 잘 그리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지.


“자신의 하루하루를 가장 잘 그리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내용이 좀 어렵기는 하지만 자연이 스스로를 그렸으니까 나도 내 모습을 그릴 수 있다는 의미네. 나의 오늘을.

좀 어려운 내용도 잘 이해하네, 우리 준이. 자연이 우리를 그리지는 못해. 자연이 제일 멋있게 그릴 수 있는 것은 자연 그 자체의 모습이지. 자연이 그린 그대로 시간은 흘러가고 많은 사람들이 자연이 그린 그림에 감동받고. 그 누구도 이런 자연의 그림 솜씨를 따라갈 수는 절대로 없는 법이지.


어쩐지. 아무리 도화지에 초록이들을 그리고 다양한 색연필로 칠해도 원래 초록이보다 더 못나 보이더라구. 그 이유가 있었구나.

그럼 그럼. 그 이유가 분명히 있지. 따라 그린다면 절대로 원래의 모습보다 잘 그릴 수는 없는 법이야. 우리가 우리의 삶을 그릴 때도 누가 그려놓은 것을 따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려야 하는거야. 그래야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멋진 그림이 되는 거란다.


형아 말대로 내가 오늘 하고 싶은 것은 내가 직접 그려봐야겠다. 지금까지는 매일 엄마가 하라는 대로만 했거든. 엄마가 그리라고 말한 것만 그렸고, 원하는 곳만 갔었고. 지금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먹고 싶은 것을 먹어야 겠다. 나의 오늘은 내가 직접 그릴 때 가장 멋있게 그려지니까. 맞지 형아?

그래 맞아. 가끔은 엄마가 하자는 대로 해주는 것도 좋아. 그래야지 니가 하고 싶은 것 모두 할 수 있을 테니까. 나중에 어른이 되면 누가 그려놓은 그림 따라 그리지 말고 니가 그리고 싶은 오늘의 그림을 그려나가면 돼. 나도 아직 그 정도까지 어른이 되지는 않았지만...


자연은 사계절의 그림을 그립니다. 비라는 것을 그리면 비가 되고 눈을 그리면 온 세상이 하얀색으로 뒤덮힙니다. 초록이들에게 오색 옷을 입히면 다채롭고 화려한 명작이 탄생합니다. 자연이 그린 그림에 대해서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연이 직접 자신의 그림을 그린 것보다 더 멋지게 잘 그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빈이와 준이 형제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자연이 자신의 모습을 가장 멋있게 잘 그리는 만큼 빈이와 준이 자신의 삶의 그림도 자신이 직접 그릴 때 가장 멋있게 그려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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