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드림캡처 변성우 Oct 22. 2018

익숙함과 낯설음 사이

찰나의 순간 익숙함과 낯설음이 결정되는 순간을 경험하며

굴렁쇠는 저리 굴리는 것 아닌데...

끝의 생김새가 고리모양의 막대기로 굴렁쇠를 걸어서 굴려야 하는데...

굴렁쇠와 막대가 한 세트이거늘...


저리 막대없이 굴리는 굴렁쇠가 아닌데

저렇게 굴리면 굴렁쇠는 금방 눕게 될 텐데

왜 저렇게 굴리지?


아이가 굴렁쇠를 굴리기 위해 포즈를 취한 짧은 순간

안된다는 이유들이 머릿속을 재빠른 속도로 스쳐갑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이 없는 굴렁쇠 굴리기 포즈의 낯설음이

저리 굴리면 안되는 무수한 이유들을 쏟아냅니다


순간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의 뒤통수를 딱 때리네요

보란듯이, 막대없이 굴렁쇠만을 오랜 시간 굴리는 광경을 바라보며

저의 시선에서 고리모양의 막대는 어느새 사라졌습니다.


잠깐 사이, 

막대없는 굴렁쇠 굴리기가 더 익숙하게 다가옵니다

막대없는 굴렁쇠 굴리기가 더 재미있고 신나보입니다

굴렁쇠는 막대없이 더 오래 제 갈길을 갑니다

처음부터 굴렁쇠는 막대에 의지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익숙함과 낯설음 사이는 찰나의 순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른들은 낯설음을 익숙하게 만들고
아이들은 익숙함을 낯설게 만듭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쩌다 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