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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캡처 변성우 Oct 22. 2018

작은 것이 거대함이 되는 순간

아주 작은 씨앗에서 거대함이 탄생하는 이치를 바라보며

고추가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습니다

고추는 그저 맵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오이맛을 주는 오이 고추만이 매운 맛을 벗어던져 버리고

달콤하고 상쾌한 맛을 준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고추의 본래 맛이 이런 줄은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아버지 댁 옥상에 고추의 향이 가득했습니다

올해의 고추는 오이, 가지, 방울토마토, 대파, 피망, 케일, 호박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리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지난 주에 고추를 딴 자리에 똑같은 모양의 고추가 생겨있습니다

고추의 번식력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맛보지 못한 맛이었습니다

올해 맛본 달콤하고 신선한 고추의 맛에 연신 감탄사를 자아내니

아버지께서 내년에는 고추 씨를 더 많이 심어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고추 씨앗의 크기를 아시나요?

고추를 한 입 깨물면 안에 씨앗이 나옵니다

이 자그마한 몸집을 가지고 있는 존재가 고추 씨앗입니다

자그만한 덩치에서 제 키 만큼이나 하늘을 향해 자라나고

수많은 모양의 고추를 내어 놓는다고 생각하니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의 이해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은

손톱보다 수십배 작은 씨앗에서

손톱보다 수백배 큰 나무가 자라고

손통보다 수백배 많은 양의 고추가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자연은 거대함에서 거대함이 아닌

작은 것에서 거대함이 탄생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처음이 작다고 결과가 작은 것이 아닙니다
모든 거대함은 아주 작은데서 출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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