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도 Sep 23. 2021

(4) 인간력(力)이 높은 사람들


멋짐이란 무엇인가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만, 제가 나이가 들수록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은 사람은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멋진 어른이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멋짐은커녕 가만히 있으면 갈수록 못나지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멋진 사람이 되려면 뭔가를 해야만 되는 것이겠죠.


 그러면 여기서 제가 궁금한 것은 도대체 '멋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멋짐에 대한 정의는 다양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 유일한 정답이 있는 질문은 아니겠으나 여기서는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멋짐이라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내가 가지지 못하였으나 가지고 싶어 하는 것

다른 사람이 그러한 것을 가지고 있을 때, 존경심이 들거나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멋짐의 특징을 위와 같이 정리하면, 저는 아무래도 물질적인 요소보단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서 멋져 보이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도 갖고 싶은 물건들이 많은 사람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가지지 못한 물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느끼지는 않으니까요. 반대로 저는 태도, 성격, 가치관과 같은 정신적인 부분에서 저보다 나은, 한층 깊이 있는 내공이 가진 분들 앞에선 평소보다 공손해지고, 예의를 차리려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저도 예전엔 그 이유를 잘 몰랐었지만, 지나고 나니 그런 분들의 모습을 보며 저도 언젠가는 저분들처럼 되고 싶다는 동경심이 발동했던 것이라 이제는 생각합니다.


인간력(力)


 '멋짐'이란 무엇일까에서 출발했던 생각은 '멋진 사람'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졌습니다. 분명 살아가다 보면 이 사람 정말 괜찮다. 멋있다는 생각을 했던 경우가 적지 않은데, 막상 그런 분들의 특징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가도 독특한 개성도 하나둘씩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득 '인간력(力)'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사전에 등재된 단어도 아닙니다만, 제가 그동안 살아오며 만났던 멋진 사람들의 공통점은 '인간력'이 높은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고민해볼 것은 과연 인간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 될 것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아직 저도 인간력이라는 개념에 대해 충분히 생각을 정리하진 못했습니다. 다만 올해는 31살이 될 무렵에서야 인간력이라는 것이 있겠다는 생각이나마 할 수 있었던 것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는 앞으로도 인간력이 높은 사람이 되기 위해선 어떤 것을 갖춰야 하며, 어떻게 하는 것이 높은 인간력을 지닌 사람이 되는 데 중요한지를 살아가며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의 생각은 제 머릿속 책장 어딘가에 꽂히게 될 '인간력에 대한 생각(초판)'에 적혀있을 법한 내용이 될 것입니다.


차분하고 느긋하게


 인간력의 특징은 제가 경험하는 내용에 따라 앞으로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느긋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인간력이 높은 분들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생각을 이해하는 데 있어 제가 사용했던 방법은 두 가지였습니다. 먼저 '차분하고 느긋하게'라는 뜻과 반대되는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조급하고 참을성 없게'가 떠오를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 매사에 조급하게 생각하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거나 조바심을 내며 참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려우니까요. 이와 반대로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 할지다로 침착하고 차분한 자세로 생각을 정리하고, 조급해하지 않으며 차분히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은, 멋지지 않을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해서 생각해보면, 주변 환경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두고 살아감에 있어 다가올 미래를 차분히,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느긋하게 준비해나갈 수 있는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평범한 사람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를 떠올렸을 때 불안과 걱정부터 생각나는 경우가 많을 테니까요. 


 결국 자신의 삶, 그리고 다가올 미래의 삶을 차분하고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은 현재의 자신과 미래에 펼쳐질 자신의 길에 대해 어떤 확신과 믿음이 있기에, 차분하고 느긋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그 어렵다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극복해낸 사람들이란 바로 이런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이처럼 자신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주어진 하루하루를 차분히, 그러나 조금씩이라도 확실히 무언가를 쌓아가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타인이 보기에도 꽤 멋져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마련이니까요.


 혹시 저는 어떠냐고 궁금하실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저의 인간력은 그리 높은 수준은 되지 않는 듯합니다. 다만 적어도 저의 인간력이 높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가 주제 파악은 어느 정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소소한 위안거리는 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서 멈춰 설 순 없는 것이니, 앞으로도 제가 추구하는 높은 인간력을 지닌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삶의 자세를 잊지 말고 꾸준히 추구하는 바를 행동으로 실천해 나갔으면 하는 것이 저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조급해 말고 느긋하게라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