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애완견, 홍시에게
너무나도 화창한 여름, 어느 날인 것으로 기억한다. 여섯 살 꼬마 아이에게는 화사한 햇볕, 싱그러운 나무는친구가 될 수 없었다. 그날따라 더욱 진해진 마당의 그림자만 할 일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심심하다.
아, 심심하다.
그때, 집 마당 올레 길로 움직이는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아빠다.
양팔 가득 무엇인가 안고 계셨다.
우와, 강아지다.
그것도 세 마리다.
나는 마당을 깡충깡충 뛰며 소리를 질렀다. 우리 자식들이 삼 남매이니 강아지도 삼 남매라 하셨다. 오빠들도 뒤늦게 내다보았다. 개구쟁이 작은 오빠가 가장 귀여운 강아지를 먼저 데려가 이름까지 붙여버렸다. 실망한 것 같은 나를 눈치챈 큰 오빠는 나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었다.
선택된 강아지들은 순서대로 첫째, 둘째, 셋째가 되었다.
마당에 줄을 매어줄 때도 첫째, 둘째, 셋째.
밥을 줄 때도 그 순서대로 주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오빠들의 관심사는 또래 친구가 되었다. 그 뒤로부터 세 마리의 강아지는 모두 나의 차지가 되었다. 머리 묶어주고, 발도 닦아주고, 안아주고, 업어주었다. 이렇게 가족이 되었다.
그로부터 벌써 40년이나 지났다. 우리 집에는 강아지, 홍시가 있다. 무시무시한 털을 날리는 것으로 영역을 표시하는 웰시코기이다. 친정 엄마 집에도 강아지가 있고, 큰 오빠 집에도 있고, 작은 오빠도 두 마리의 강아지가 있다. 우리 집 홍시는 내가 오는 소리를 미리 알고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격렬하게 반긴다. 밖에서 무엇을 하다 왔는지 발부터 얼굴까지 냄새를 맡아댄다. 그렇다. 가족 중에 나에게 제일 관심이 많다.
원숭이 학교를 방송을 통해 본 기억이 난다. 원숭이들이 사람 마냥 움직이는 것을 보며 참 재미있어했다. 코끼리가 큰 공 위에 올라가 중심을 잡고, 화가처럼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방송에 나왔다. 원숭이랑 코끼리는 행복했을까?
아는 분의 농장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강아지,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얘들은 참으로 행복한 동물들이구나. 연못에 잉어도 있었고, 아치형 다리도 있고, 풍차까지, 천국이 따로 없었다. 배추랑 상추를 심은 텃밭을 돌아 뒷마당까지 가 보았다.
세상에 닭도 키우다니, 내가 꿈꿔왔던 귀농생활을 여기에서 보는구나.
푸드덕 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철조망 문이 달린 좁은 공간에 제대로 날아다니기가 힘들어 보였다. 자유롭게 보이지 않았다.
딸과 침대를 같이 쓰는 우리 집 강아지 홍시.
원숭이 학교의 원숭이들.
자유롭게 농장을 돌아다니는 고양이.
좁은 철조망 안에서 푸드덕 거리는 닭들.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뭔가 동등한 관계는 아닌가 보다.
홍시야, 우리 행복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