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을 그리는 작가의 꿈에서
출근을 위해 차에 올라탔다. 지난 차에 비해 소음이 적어 아주 만족스럽다. 라디오에서 들리는 DJ의 말과 노래가 더욱 잘 들려온다. 주파수를 맞춰본다. 탤런트 출신의 최 DJ의 낭랑한 목소리가 곡을 소개했나 보다. 익숙한 음악이 들려온다.
"잠시 후, 3부에서 만나요."
오, 자우림이다!
"이렇게 멋진 파란 하늘 위로 나르는 마법 융단을 타고… 용감하고 씩씩하게 오늘의 당신을 버려 봐요…"
하늘을 날고 있다. 눈앞에 있는 신호등에 부딪힐 뻔했다.
너무 아찔하고 무섭다.
그 뒤로 펼쳐진 맑고 시원한 하늘 풍경이 그 무서움을 이긴다. 그러다 이네 바다로 향한다.
너무 빨라 무섭다.
검고 푸른 바다 위를 너무나도 낮게 날아 바닷물에 소매가 젖는다.
이번에는 숲이다.
작은 물줄기가 흐르는 곳으로 부딪힐 뻔한 것을 카펫을 잡아당겨 피했다. 그러다 갑자기 절벽으로 꼬꾸라지듯 떨어진다.
장면이 바뀌어 수많은 차량의 지붕이 보인다. 차들 위를 날아다닌다. 좀 전에 보았던 신호등 아래로 유유히 날아간다. 소음이 커서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 벗어나고 싶다….
아직 어두운 것을 보니 새벽인가 보다. 자라나는 새싹의 성장통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키 크는 꿈을 꾼 것인가? 나이 40에 키 크는 꿈을 꾸다니 참으로 멋쩍다. 꿈을 꾸면서 힘을 주었는지 아직도 팔, 다리가 얼얼하다. 이렇게 날아다니는 꿈을 꾸는 것이 오늘 일만은 아니지 않았나? 작년에도 꾸었고, 한 2년 전에도 꾼 것 같다.
"나는 마법 융단을 타고 이렇게 멋진 초록 바닷속을…"
잠시 꿈을 꾸었던 옛일이 떠올랐다. 음악에 맞춰 몸이 들썩인다.
언제부터였더라.
꿈에 대해 생각이 많았던 때가…. 예지몽? 무의식? 그건 그렇고,
내가 카펫을 타고 날아다니다니….
아, 참.
카펫,
카펫이… 떠오르지 않는다.
카펫은 없었다.
카펫이란 매직을 꿈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아니, 꿈이 나를 마법으로 날게 한 것이다.
가끔 꿈을 꾼 내용을 메모한 적이 있었다. 메모장에도 적고, 그리고 드로잉 북에 글로 쓰거나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다.
꿈은 왜 나를 날아오르게 했을까? 날아서 복잡한 도심 위를 벗어나기도 하고 바다로 데리고 가고, 커다란 나무가 많은 숲을 데려갔을까? 나는, 날고 싶었던 것일까?
또다시 날아올랐다. 나는 꿈을 또 꾼다.
산과 나무와 바다로.
그리고 내려간다.
끝없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