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는 언제 나아지나요?

by 김태연




평일에 잊고 못 갈까 봐 오늘 병원을 찾았다. 주차장 들어가는걸 굉장히 싫어하는데(주차자리를 찾는 게 귀찮다는 이유로) 들어가자마자 자리가 있어서 얼른 차를 대고 병원으로 올라갔다. 다행히도 대기가 많이 없어서 바로 진료를 볼 수 있었다. 특별한 일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굉장히 요즘 무기력하고 씻는 것조차 귀찮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선생님은 진짜 놀랍게도 아이들이 겨울방학이 되는 시점부터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하셨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도 그런 것 같았다. 큰 아이랑은 잘 맞아서 스트레스 안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먹어대는 걸 보니 나보고 스트레스받는 거라고 하셨다.


선생님 저는 언제 낫나요? 물어보니 애들이 다 커야 낫겠죠. 하면서 허허 웃어 보이 신다. 아 나 진심인데, 약 끊고 싶은데 약 끊으면 안 그래도 땅굴로 파고드는 성격이 더 파고들까 봐 차마 안 먹지는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 게다가 약을 끊으면 밤에 잠이 안 온다. 잠이 안 오는 건 정말이지.. 밤이 아무리 좋지만 경험하고 싶지 않은 감각이다. 밤에 잠이 안 오고 뜬눈으로 꼴딱 새고 나서, 낮이 되어서야 정신 못 차리고 정신줄 놓아버리면 그것만큼 제일 한심한 게 없다. 그리고 또다시 반복.


낮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아이들을 보려면 깨어있어야 하는데 그 몽롱한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잠을 못 자면 정말 큰일 나는 줄 아는 여자다. 직접 겪어본 바로는 몸의 컨디션을 바닥으로 만들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아침도 차려먹고, 점심도 차려먹었다. 보통의 휴일 같으면 뭐라도 시켜야 하는데 요즘엔 배달 음식이 돈가스와 바닐라 라테 말고는 당기는 것이 없다. 배달비가 아깝기도 하고, 직접 나가서 사 오자니 귀찮아서 음식을 해보는 중이기도 하다. 간단한 음식. 두부 부치기, 계란 프라이 이런 걸로 끼니를 때운다. 의외로 잘 굽기 어려운 것 들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계란찜도 하고 두부조림도 하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기대를 한다. 물론 그 과정이 좀 시간이 걸릴 것 같은 건 사실이지만.



여유로운 토요일.

다들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중.

이런 날이 좀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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