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정신일 때가 없다. 맨날 술을 먹고 있거나, 약을 먹고 있거나 둘 중에 하나다.
그래도 오늘은 오전부터 마시진 않았다. 왜냐하면 오늘 병원에 가려고 준비했기 때문에 (물론 병원이 닫아서 가진 못했다) 운전을 해야 해서 술 마시고 싶은 충동을 자제했다. 내일 가기 위해 신랑에게 차를 두고 가라고 청하고, 오늘은 대신 모던하우스에 가서 주방 용품을 왕창 샀다. 정리한답시고 정리 용품을 많이 샀는데,
거의 다 뜯어버리고 두 개만 남겼다(과연 정리를 할 수 있긴 한지..?)
다행히도 요즘엔 요리에 좀 재미를 붙여서 저녁마다 요리하는 것을 즐겨한다. 아이들에게도 식단(?)이라는 것을 제공해주고 있다. 맨날 국도 억지로 만들고 만들어서 말아먹이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래도 식판에 음식을 준다는 점이다. 오히려 큰애가 삼시 세 끼를 먹으니 신경이 좀 쓰인다. 낮에는 아들이랑 떡라면 끓여 먹어야 한다고 옷가게 사장한테 언제 올 거냐고 보채기도 했다(물론 옷도 가져왔다.. 기다리라고 커피 좀 마시라고 했는데 안 먹는다고 떡라면 먹어야 한다고 했다. 커피를 거부하다니..!)
이런 기분들에 반해, 나의 우울감은 매우 지속되고 있다. 오히려 더 안 좋아진 느낌이라 내일 약을 새로 받아오려 한다. 술 마시고 싶은 충동이 아침부터 들고, 기분이 늘 좋지 않다. 좋게 살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런 게 쉽지가 않다. 무엇보다 청소기가 돌리고 싶지 않다. 안 좋은 징조다. 그래도 매일 돌리던 게 청소기였는데, 그게 하기 싫다는 건 나한테는 엄청난 무언가가 쏟아진 셈이다. 남편은 돈 내야 될 때가 왔느냐며 우스갯소리로 물었지만, 나는 그런 것이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런 건 이유가 되지 않아. 문제는 기분이지.
정말 겨울방학 시작으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니라고 괜찮다고 생각해 왔는데, 실은 괜찮지 않았던 걸까.
그 어떤 것이든 이유는 될 수 있겠지만, 그 이유들로 인해 내가 안 좋아지는 건 좀 아깝다. 이유야 뭐가 되든 간에 되겠지만, 그러한 이유들로 인해 내 우울이 더해진다면 그건 너무 구리다! 구려.. 그건 너무 구려.
잠이나 자야겠다. 내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의사를 만나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