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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May 14. 2023

이건 어제의 이야기



집 근처 플리마켓에 다녀왔다. 더치커피도 사고 밀크티 원액도 샀다. 생각보다 구경할게 많아서 좋았고, 기웃거릴 수 있어서 좋았다. 부담 없는 기웃거림. 사람이 워낙 많았어서 그런지 상점 주인들도 사지 않고 보기만 하는데도 친절했다. 둘째 아이와 나는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나눠먹었고, 큰아이는 아빠와 함께 달고나 만드는 체험을 했다. 우리는 같이 모이기도 했다가, 따로 떨어지기도 하면서 각자 보고 싶고 사고 싶은 것을 구매했다. 난 평소에 사고 싶었던 식기류 두 개를 구매했고, 둘째 아이는 밥에 뿌려먹는 김자반 샘플이 맛있다며 사고 싶다 했다. 네가 좋아하는 인형도 많아. 그 좋아하는 인형은 본 척도 안 하는 아이가 신기했다. 우리는 아이들 잠옷을 구매하고, 남편은 고기를 구매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플리마켓이라고 꼭 현금만 되는 것도 아니고 소액도 카드를 받아서 그런지 사고 싶었던 물건들을 거의 다 사 온 것 같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와서 짜파게티를 끓여 먹으며 허기짐을 달랬다. 오후에는 어머님댁에 갈 예정이라 조금 쉬고 움직이기로 했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열린 플리마켓과 먼 상가 쪽에서 열린 플리마켓 두 군데를 다녀온 터라 오전에 바삐 움직여서 그런지 피곤했다. 





그 와중에 내 동생이 아기를 낳았다. 예정일보다 일주일이나 빨리 나왔다. 사진으로 보는데 어찌나 이쁘던지, 게다가 내 동생 목소리를 들으니 얼마나 울컥하던지. 고생했다 너무 예쁘다는 말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정말 애기는 예뻤다. 내 배 아파서 낳은 게 아니라 그런 건지 몰라도 조카는 또 왜 이렇게 내 자식이랑은 다른 느낌으로 이쁜 건지.. 얼른 안아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내 동생과 제부를 꼭 닮은 조카가 어찌나 귀엽던지 정말.. 신생아는 사랑인 것 같다.



어머님댁에 가서 조금 앉아있다가 다 같이 만두전골을 먹으러 갔다. 아이들이 먹을 게 없어서 당황스러웠지만 불고기밥이 있다고 하셔서 다행히 그걸 먹일 수 있었다. 만두전골도 맛있었고, 기분 좋게 나는 맥주 한 병을, 아주버님과 도련님은 소주를 나눠마셨다. 배가 불러서 더 못 먹은 게 흠이었지만 맛있고 즐겁던 저녁식사였다. 아주버님 아이가 이제 겨우 돌이 지났는데 기관에 다니면서 자주 아프다는 말을 들었다. 애들이 기관을 다니면 어쩔 수 없나 봐요. 맞장구를 치며 나는 답했다. 시조카를 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애들을 키웠더라 하며 남편이랑 이야기를 나누었다. 단호했었지. 지금보다 훨씬 단호했었어. 우리는 진짜 엄격하게도 키운 것 같다. 조금 느슨했어도 됐을 텐데.. 이미 지나간 시간에 대해 얘기하며 나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 시절의 나는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아이한테도 늘 단호했다. 다시 돌아간다고 하면 달라질까. 글쎄, 나는 더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 그게 나이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뭐야, 식욕이 없어진다더니 없어진다는 식욕은 무슨.. 먹는 양이 똑같다. 약을 좀 더 늘려야 할 것 같다. 줄어든다는 식욕은 되려 줄어들지를 않는다. 만두전골 먹고 와서 어찌나 입이 심심하던지. 약발이 제대로 잘 안 듣나 보다. 올해는 빼야 하는데 과연 체중을 좀 감량할 수는 있으려나. 

뭐 이런저런 의심을 하면서 먹고는 있지만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뭐, 그래도 어떻게든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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