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연 May 22. 2023

불안하지 않은 날



불안하지 않은 날이 불안한 날보다 더 적은 이유는 뭘까.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본다. 특정한 이유는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불안이 잠식하는 날이 멀쩡한 정신으로 있는 날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의사 선생님을 찾아가서 말했다. 선생님을 뵈러 오는 날이면 좀 불안감이 덜 한 것 같다고. 안심이 되는 것 같다고도 얘기했다. 선생님은 웃으며 답하셨다. 듣는 제가 불안해하면 안 되니까요.라고 말씀하시며 웃으셨다. 의사가 그건 그렇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말하면 정말로 작은 일이 되어버린다. 무슨 효과인 걸까. 의사는 의사인 건가. 취침 전 약은 이제 하나 정도는 다시 빼고 원래의 먹던 약으로 돌아가자고 말씀하셨다. 불안감이 가중되었을 때는 잠도 설치고 못 자는 편이었지만, 지금은 그 정도가 아니니 괜찮을 것 같다고 하셨다. 2주마다 보는 선생님은, 약을 조절해 가며 나를 관찰하신다. 1년을 넘게 그래도 이 병원에 다니는 걸 보면 나도 선생님을 보고 안정을 찾는 것 같기도 하다. 불안했던 마음을 얘기하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 그건 굉장한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특히 몹시 우울감에 빠져있을 때는 말이다.




선생님을 만나고 아울렛을 다녀왔다. 아이들 옷을 살 때가 되었던 것이다. 어떤 브랜드에선 세트복으로 사고, 어떤 브랜드에서는 상 하의를 각각 샀다. 사고 보니 베이지색 반바지가 제일 많았다. 둘째 아이의 옷을 사면서 첫째 아이의 것도 몇 개 집어 올렸다. 이제는 무조건 싼 것만 찾지 않는다. 그냥 입힐 때 예쁜 게 좋다. 어차피 한철 입히는 거 내 마음에 드는 거 입히고 싶다. 아, 이래서 돈이 안모아지나. 흠흠.. 나는 아이들 옷을 사면 거의 한 여름철을 보낼 수 있다시피 한 번에 왕창 사는 편이다. 늘 쇼핑을 그런 식으로 한다. 계절이 오기 전에 왕창 사놓고 드디어 그 계절이 오면 사놓은 옷을 마음껏 입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계절에는 옷을 거의 사지 않는다. 쇼핑을 할 여유도 없고 딱히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일지도 모르리라.



아, 요즘은 정말 정신이 너무 없어서 큰아이의 공부를 제대로 봐주질 못하고 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말이다.

내일부터는 좀 바짝 정신 차리고 봐줘야겠다. 아아아아아아아아 아. 할게 많다.




얼른 방학이 왔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봄의 시선으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