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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May 29. 2023

좋아하는것.싫어하는것.그냥그런것.



나는 유칼립투스 향을 좋아해서 보통 향초를 선택할때 유칼립투스 오일이 들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편이다.

300미리 짜리 페트병에 든 코카콜라를 좋아한다. 제로는 좋아하지 않는편이다.

신맛의 아메리카노를 선호하는 편인데, 요즘은 디카페인도 좋아한다. 탄맛의 커피를 물에 타먹는건 좋아하지 않는다. 더치도 거의 예가체프 원두만 찾는 편이다. 물론 취향에 맞는 더치를 찾기는 힘들다.

서점은 어디든 좋아한다. 독립서점은 독립서점만의 취향을 좋아하고, 대형서점은 책이 많아서 좋다. 욕심이 많은 편이라 한권만 사오고 나오는 일은 드물다. 10만원어치는 책을 사고 잔뜩 들고 와야 마음이 풍요롭다.

그건 마치 읽지는 않았지만 이미 읽은것 처럼 느껴지는 대리만족 같달까.


사람들과의 만남을 좋아하지만, 시간을 아주 짧게 만나는것을 좋아한다. 오랫동안 길게 머물러 있으면 금방 지치는 편이다. 외부에서 힘을 얻는 성격인데도 내향적인면이 존재한다.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

병원 가는 걸 귀찮아 하지만 의사선생님 만나는건 좋아하는 편이다. 소아과에서는 아들의 사춘기를 물어볼때도 있고, 정신과에서는 육아의 방식에 관한 물음을 할때도 있다. 나는 쓸데없는 질문을 생각보다 좋아한다.


하얀색과 검은색을 골라보라면 난 검정이다. 하얀색은 지켜낼 자신이 없다.

가사없는 음악을 즐겨듣는 편이다. 아침이나 밤이나 늘 틀어대는건 재즈뿐이다. 유투브 프리미엄 구독자라 광고가 적은편이다. 돈은 역시 쓰는만큼 만족스러운건가.


사진은 찍는것도 별로 안좋아하고, 찍히는것도 안좋아한다. 누군가의 사진을 보는것도 꽤 관심은 없는 편이다. 그런 내가 첫애 성장사진앨범을 예약했던건, 어쩌면 약간 정신이 나가서 그랬던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1년에 한번씩 가족 사진을 대전에 가서 찍고 온다. 그건 꼭 해야만 하는 일들 중 하나다.


큰아이의 공부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사실 나는 공부 봐주는걸 좋아하지는 않는다. 엄마로써의 의무만, 정말 최소한의 의무만 하려고 한다. 나는 큰아이가 집돌이인게 좋지만, 나랑 데이트를 종종 해줬으면 좋겠다.

큰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생각보다 행복하다.



이렇게 말하면 차별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둘째아이는 보기만 해도 즐겁다. 하지만 같이 보내는 시간이 생긴다면 두손 두발들고 거절할것이다. 나는 그애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사랑과는 별개라는것이다.


좋아하는 과일은 사과, 은근히 안좋아하는 과일은 수박이다. 나는, 여름의 과일들은 즐겨먹지 않는 편이다.


긍정정인 문장들을 필사하는 중이다. 매일 하고 있지만 이것이 효과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걸 쓸 시간에 찐 바닐라 라떼를 먹는것이 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뻔뻔스럽게도 매일 쓰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 자신에게 특별히 기대하는것은 없다.



생수는 잘 못마신다. 나는 귀찮아도 보리차를 끓여마신다. 누군가 끓여주지 않으니 내가 끓여마셔야 한다. 차라리 물을 먹지말고 살까도 생각해본적이 있다. 사먹는 보리차는 너무 진하고, 끓이려니 귀찮고. 귀찮음이 먹고자 하는 욕구를 이겨낼것인가. 하지만 진것 같다. 나는 오늘도 가득 물을 넣고 보리와 둥글레를 넣는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재빨리 인덕션의 세기를 낮춘다. 끓어넘치기 전에 낮추는 타이밍은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넘쳐 흘러서 닦아내야하는건 매우 귀찮은 일중에 한가지 일이기 떄문이다.



건조한 몸을 좋아한다. 건조해서 갈라지고 피가 나도 로션은 안바른다. 나는 매마른 나뭇가지마냥 수분기 없는 피부의 느낌을 좋아한다. 그런데도 저주받은 아토피인 피부인지라 피를 보는날이 안보는 날보다 더 많다.

로션을 바르는 행위는 결국에는 귀찮은 일이다. 이건 귀찮음이 피부를 이긴거라 볼 수 있다.



나는 우리집 강아지를 좋아한다. 그런데 남의집 강아지는 더 좋아한다. 그리고 개가 나한테 뽀뽀하는건 질색이다.



고층을 싫어하진 않는데 저층으로 이사가고 싶다. 왜냐하면 우울증이 심해질때마다 뛰어내리고 싶기 때문이다. 그건 너무도 충동적인 현상이라, 나도 어쩔 수가 없다. 다음엔 기필코 저층으로 이사가고 말리라.


요리도 싫어하고, 청소도 싫어한다. 전업주부가 되기에는 자질이 매우 부족하다. 그런내가 주부라니. 차라리 안먹고 안움직이고 말겠어. 라고 요즘은 파업중이다. 왜 굶어도 살은 빠지지 않는가. 엄청난 의문이다.



그렇게 사고싶었던 아이패드도 막상 사니 시들해졌다. 나는 뭐든 그렇게 금방 싫증을 낸다. 그런 내가 한 사람과 10년을 살고 있다니, 기록으로 남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일이다. 내 남편은 10년이 되니 본모습이 드러난다. 나는 짜증을 내게 내는 남편도 받아줄 수 있을만큼 꽤 저장공간이 커진것 같다. 뭔들. 무엇인들. 오케이다.



여전히 쓸데없는 곳에 지출을 많이 한다.

고쳐지지 않는 병임에는 틀림없다. 이놈의 소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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