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라는 행위를 시작하고 나니 끝이 없는 것이 바로 '청소'라는 걸 직감했을 때, 나는 실은 그만두고 싶었다.
청소기로 일단 구석구석 먼지를 밀어내고 일회용 물걸레를 끼운 밀대 걸레로 바닥을 밀고 다니며 '아,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을 무렵 내가 돌아온 흔적이 그대로 바닥에 물자국을 남기며 남아있었다. 이렇게 고달픈 청소를 왜 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복잡한 심경을 어디 둘 곳이 없어 그저 미는 행위에 집중하는 내가 있다. 그리고, 내가 있었다.
바닥이 미끄러워질 만큼 깨끗해진 것도 아니었고, 쓰레기를 비웠다지만 아직도 버려야 할 쓰레기는 남아있다. 꼭 그건 내 심경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아무리 닦아내도 지워지지 않는 마음처럼. 묶지 못한 쓰레기봉투처럼.
그래도 나는 밀고 닦는다. 복잡한 마음을 어디 둘 곳은 없어도 손은 움직여야 정신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아마 남편도 마찬가지겠지. 서둘러 쫓기듯이 나간 그의 뒷모습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방황하는 30대의 가장 같은 느낌이랄까. 마치 퇴사한 아빠가 가족에게 말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일단은 나가듯이.
내 남편의 뒷모습이 딱 그랬다. 너른 등을 안아주고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 나는 보이는 구석구석을 닦아낸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심경의 변화는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는 걸까. 나는 맞이할 준비가 아직 되어있지 않은데, 이건 뭐랄까. 갑자기 네모난 스케치북을 주고 떠오르는 걸 그려보세요.라고 주어진 과제 같달까. 떠오르는 게 없는 내가 뭘 그려야 할지 연필을 쥐고 망설이는 느낌이다.
그리고 나는 청소를 한다.
그만두고 싶은 청소를 하며, 이제는 진짜 그만둘 거야.라고 다짐했다. 손에 아직 쥐어진 밀대 걸레를 놓지도 못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