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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모치-모든 치킨은 옳다, 치킨에 담긴 우리의 일상

by 임선재

퇴근길,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치킨집에서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에 발길이 멈춥니다. "오늘은 치킨 어때?"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 고민은 끝납니다. 후라이드든 양념이든, 간장치킨이든 마늘치킨이든, 그 어떤 메뉴를 골라도 실패하지 않을 확신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믿음에서 탄생한 말이 바로 '당모치'입니다. '당연히 모든 치킨은 옳다'의 줄임말로, 치킨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을 담고 있는 표현입니다.

어쩌면 이 단순한 말 속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는지도 모릅니다. 삶의 다양한 선택들 앞에서, 우리가 찾는 확신과 위안, 그리고 공동체의 공감대까지. 한 마리의 치킨 속에 담겨 있는 일상의 철학을 살펴보려 합니다.


일상에 스며든 치킨의 풍경

치킨을 둘러싼 풍경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축구 경기 응원에는 치킨이 빠질 수 없고, 주말 저녁 온 가족이 모여 치킨을 뜯으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풍경은 더없이 익숙합니다. 회식 자리에서 "뭐 시킬까?"라는 질문에 누군가가 "치킨!"이라고 외치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의 만족감은 그 자체로 행복입니다.


우리 가족은 매주 금요일 저녁이 '치킨의 밤'입니다. 한 주의 피로를 치킨 한 조각으로 날려버리는 소소한 의식이 삶의 리듬을 만들어줍니다. 이런 작은 기대와 보상이 지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치킨이 특별한 이유는 그 자체로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후라이드를 고를지, 양념을 고를지, 혹은 뼈 있는 치킨과 순살 치킨 중 어떤 걸 선택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취향을 찾고 존중하게 됩니다. 당모치라는 말은 바로 그런 의미에서 "어떤 치킨을 선택하든 당신의 선택은 옳다"는 존중과 확신을 담은 표현입니다.


치킨 선택에 담긴 철학적 순간들

당모치는 일상 속 선택의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기준과 취향을 바탕으로 치킨을 고릅니다. 어떤 사람은 바삭한 튀김옷의 식감을 중요하게 여기고, 또 어떤 사람은 닭다리 한 조각에서 느껴지는 촉촉한 육즙을 소중히 여깁니다. 어떤 치킨이 더 맛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모든 치킨은 옳다'는 말은 결국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자'는 의미입니다.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인간은 자신만의 이성을 통해 선택하고 판단하는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치킨을 선택하는 일 역시 비슷합니다. 각자가 원하는 맛과 경험을 따라 스스로의 기준을 찾고, 그 결과에 만족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행복을 느낍니다.

저는 종종 치킨을 고를 때 그날의 기분, 날씨, 함께 먹을 사람까지 고려합니다. 이런 작은 결정 과정이 하루의 중요한 순간으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순간만큼은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확신이 듭니다. 이런 경험은 모든 선택에 대한 확신과 만족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또한,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신의 선택으로 자신을 규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치킨을 고르는 일조차 자신의 취향과 감각을 드러내는 선택의 한 형태라 볼 수 있습니다. 후라이드를 좋아하든, 양념치킨을 선호하든, 그 선택에는 나만의 기준과 만족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처럼 치킨 선택이라는 일상적 행위 속에서도 우리는 자신의 가치관과 선호를 표현하고, 그 과정에서 철학적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당모치라는 말은 단순한 음식 선택을 넘어, 삶의 다양한 선택들 앞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하나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치킨이 엮어주는 관계의 풍경

당모치라는 말은 단순히 치킨을 칭송하는 표현을 넘어, 관계의 본질을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는 함께 모여 치킨을 먹으며 서로의 취향을 이해하고, 때로는 치킨 메뉴를 두고 유쾌한 토론을 벌입니다.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넌 뭘 좋아해?"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대화의 문을 엽니다. 후라이드와 양념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순살과 뼈 치킨 중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며 우리는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는 법을 배웁니다.

이런 모습은 철학자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의 관계를 떠올리게 합니다. 부버는 "진정한 만남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 치킨을 고르는 과정에서도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상대가 원하는 것'을 맞추며 관계를 만들어갑니다.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며 치킨 한 마리를 함께 나누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친밀함을 쌓아갑니다.

저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마다 치킨의 힘을 실감했습니다. 대학에 입학했을 때도, 첫 직장에 들어갔을 때도, 어색한 분위기를 깨는 것은 항상 함께 나눈 치킨이었습니다. 치킨을 놓고 누가 어떤 부위를 좋아하는지, 어떤 맛을 선호하는지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해 알아가게 됩니다. 치킨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는 것입니다.


소소한 위로와 행복의 시간

어떤 날은 치킨을 먹으며 하루의 피로를 풉니다. 또 어떤 날은 치킨을 통해 오랜만에 친구들과 웃고 떠듭니다. 혼자서 치킨을 시켜 맥주 한 잔을 곁들이는 시간은 그 자체로 자신을 위한 소중한 휴식이 되기도 합니다. 당모치라는 말에는 그런 위로의 정서가 담겨 있습니다. 어떤 치킨을 선택하든, 그것이 나를 위한 가장 옳은 선택이라는 믿음은 때론 '잘하고 있어'라는 응원이 되기도 합니다.

힘든 프로젝트를 마치고 혼자 치킨을 시켜 먹는 순간은 제 삶의 작은 보상입니다. 그 시간만큼은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잊고, 오롯이 제 자신에게 집중합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정답을 찾기 어려운 순간이 많습니다. 그러나 당모치의 정신은 그런 혼란 속에서도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이 치킨 한 조각'이라는 확신을 줍니다. 삶에 완벽한 답이 없듯이, 치킨에도 완벽한 정답은 없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선택한 치킨을 즐기고, 그 순간을 온전히 누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치킨은 우리에게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것은 위로가 되고, 행복이 되고, 때로는 삶의 작은 쉼표가 됩니다. 당모치의 정신은 바로 이런 소소한 행복과 위안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 있습니다.


다양성이 빚어내는 풍요로움

치킨의 세계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합니다. 전통적인 후라이드와 양념치킨부터 시작해, 간장, 마늘, 핫, 스위트, 허니, 갈릭, 크리스피 등 셀 수 없이 많은 맛과 조합이 있습니다. 이런 다양성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취향과 개성을 반영하는 듯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치킨이라 하면 후라이드와 양념 두 가지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 치킨집에서만 20가지가 넘는 메뉴를 제공합니다. 이런 변화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과 요구를 반영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하나의 표준적인 맛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치킨 메뉴의 확장은 우리 사회가 점점 더 개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다수가 좋아하는 맛'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나만의 특별한 취향'을 존중하는 문화로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다양성이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같은 것을 좋아하고 같은 기준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서로의 다른 취향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당모치의 정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치킨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삶의 태도

당모치의 정신은 단순히 치킨에 대한 애정을 넘어, 하나의 삶의 태도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모든 치킨은 옳다'는 말은 '자신의 선택을 믿고 즐기라'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어떤 직업을 가질지, 어디에 살지, 누구와 함께할지... 이런 결정들 앞에서 우리는 종종 '옳은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하지만 당모치의 철학은 어쩌면 '옳은 선택'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선택을 믿고 그 선택 속에서 행복을 찾는 태도'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종종 삶의 중요한 결정 앞에서 '당모치'의 마음가짐을 떠올립니다. 제가 선택한 길이 최선의 길이라고 믿고, 그 안에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려고 노력합니다. 모든 선택에는 장단점이 있고, 어떤 선택이든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선택한 길을 믿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아닐까요.

당모치의 철학은 자신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 속에서 만족을 찾는 태도를 말합니다. 완벽한 선택은 없을지 모르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치킨을 고르는 작은 결정에서부터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 이르기까지, 당모치의 정신은 우리에게 작은 위안과 자신감을 줍니다.


모든 치킨은 옳다, 당신의 선택도 옳다

치킨을 둘러싼 사람들의 열정과 애정 속에서 당모치라는 말이 탄생했습니다. 그 말에는 단순히 치킨이 맛있다는 의미를 넘어, '나의 선택을 믿고 존중하는 마음', '남의 선택을 이해하는 태도'가 담겨 있습니다. 치킨이라는 작은 선택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취향을 찾고, 타인의 기준을 인정하며, 삶의 여유와 행복을 발견하게 됩니다.

당모치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당신의 선택은 옳다. 그것이 후라이드든, 양념이든, 간장이든, 마늘이든 상관없이." 이 메시지는 어쩌면 치킨을 넘어, 우리의 다양한 삶의 선택들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각자가 자신만의 기준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을 존중하며,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당모치의 정신이 우리에게 전하는 진정한 메시지가 아닐까요.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치킨 한 조각을 앞에 두고 고민할 것입니다. 후라이드든 양념이든, 간장이든 마늘이든, 어떤 선택이든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당연히 모든 치킨은 옳으니까요. 그리고 당신의 선택도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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