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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주 Oct 18. 2023

여러분의 오티움은 무엇인가요?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인 행위

살다보면 단순히 놀고 먹는 행위 뿐만 아니라 내가 무언가를 능동적으로 하는 행위도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예를 들면 동식물을 키운다던지, 글을 쓴다거나 책을 읽는 다던지, 요리를 배운다던지, 자발적으로 공부를 한다던지 하는 것들. 단순히 직장 일이 끝나고 넷플릭스를 보는 하루들이 이어지면 어느 순간 '이렇게 사는게 맞나?'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무기력한 하루하루가 반복되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점차 잃게 된다. 삶의 의미를 찾고 기쁨을 누리기 위해 인간에게는 '오티움'이 필요하다.

오티움이란 무엇인가?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인 여가'를 뜻한다. 행위의 보상이나 결과와 상관없이 그 행위 자체가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을 라틴어로 표현한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대부분 오티움을 잃고 살아가는 듯하다. 딱히 내 오티움이 무엇인지 찾으려고도 하지 않은채, 그저 무력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들이 많다. 나는 한 때 완전한 무기력에 빠진 채 살았다. 무기력으로 인해 찾아온 공허감을 음식이나 술, 의존적인 관계를 통해 채우려고만 했고, 당연히 공허감은 더 커져만 갔다. 하루 일과의 끝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잠자기 직전까지 보는 일이었다. 아침도 마찬가지였다.

  무기력한 하루들은 몸과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그때의 나는 먹고 사는 것도 힘든데 굳이 무언가를 해야하냐는 생각이 늘 앞섰다. 게으름과 나태함은 나의 기본 감정이자 태도였고,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노트북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안에 가득 쌓인 무언가를 배출하고 싶은 욕구가 치솟았고, 이대로 가다가는 마음의 무게에 짓눌려 질식할 것만 같았다. 아무래도 사회초년생에게는 노트북 금액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늘 미뤄온 일이었다. 그러나 한 번 떠오른 생각은 나무에 불을 지피듯 활활 타올랐고, 거금을 들여 노트북을 장만하게 됐다.

그때부터 나는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이 블로그가 과거의 나를 증명해준다. 블로그에 짧게 라도 무언가를 쓰고 부터 나는 조금씩 달라졌다. 일상에 관한 이야기든,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든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글이 써지지않아 무척 답답했지만, 날이 갈수록 글이 잘 써지는게 느껴지자 마음 속에서 '환희'가 일어났다.

그렇게 조금씩 나의 오티움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필라테스를 다니고, 요리도 해보고, 나에게 맞는 오티움이 무엇인지 하나 하나씩 경험해보기 시작했다. 지금은 새로운 오티움들도 추가되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해보지 않았으면 나는 무기력이 낳은 두려움 속에서 여전히 덜덜 떨며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나만의 오티움이 무엇인지는 알기 어렵다. 경험이 중요한 이유다.
오티움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추가될 수 있다. 나는 지금도 하루에 하나씩 오티움을 행하고 있고, 이제는 습관이 되었다. 내 하루가 의미없게 느껴지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누군가에게 자신만의 '오티움'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단 5분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능동적으로 행한다면 하루의 질이 확실히 달라질 것이므로.

여러분의 오티움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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