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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주 Oct 18. 2023

무리해서 다정한 것

무리한 다정함. 내 마음을 다칠 줄 알면서도 퍼주기를 멈추지 않으며, 끊임없이 챙겨주고 싶어하는 강박같은 마음. 그 마음에서 나는 숨겨진 '애정결핍'을 발견한다. 채워도 채워도 자꾸만 비는 사랑에 목마른 나는 사랑에 대한 갈증으로 타오르는 가슴을 어쩔 줄 모른다. 자신 외에 그곳을 메워줄 이는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포기할 줄을 모른다. 끊임없는 사랑을 갈구하며 지쳐서 고꾸라질 때까지 반복한다. 그런 나를 아무도 안쓰럽게 보는 이는 없다. 나는 나만이 가엾게 여길 뿐이다. 타인들은 이런 나를 보며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뉜다. 하나는 무리한 다정함을 '당연한 사랑'으로 느낀다는 것이고, 하나는 '왜 저렇게까지 하냐'는 반응이다. 그러나 누군가를 미워하고 죽을듯이 혐오하는 것보다 나는 무리해서 다정한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내가 한 행동 혹은 언어는 부메랑처럼 되돌아오기 마련이므로. 무조건적인 미움보다 무조건적인 사랑이 되돌아오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들이다. 그래서 나는 조금은 덜 무리해서, 내가 너무 피폐해질 정도가 아니라면 다정함을 베푸는 일을 계속하기로 했다. 누가 뭐라고 한다고 해도. 그건 그들의 방식과 생각일 뿐이다. 나는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할 것이다. 내 마음은 누구보다 나의 방향을 잘 알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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