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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재미 Sep 23. 2019

Z세대는 초록색을 좋아한다

Let's go greener

누군가는 고기를 '아예' 먹지 않는다고 말해야 해



나의 채식주의자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채식은 개인의 식습관에 해당하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하나의 운동(movement)으로 여겨진다. 이전에 채식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지만 그렇다 할 마음의 움직임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채식을 시작한 친구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나서는, 가급적 고기를 먹지 않는 방향으로 식습관을 변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사람들에게 조용하지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채식주의자는 액티비스트(activist)다. 채식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뉜다.



나는 가급적 고기를 먹지 않는 플렉시터리언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Z세대는 채식 캠페인에 호의적이다



'월요일에는 채식을 지향하자'는 고기 없는 월요일 (Meatless Monday) 캠페인이 있다. Z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들 대부분은 현재 급식을 먹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보다 친환경적인 케이터링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 영국의 학교 급식을 건강하게 바꿔놓으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셰프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가 최근 VEG라는 이름의 채식 요리책을 출간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VEG by Jamie Oliver



꼭 윤리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건강이나 다이어트를 위하여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에서 채식을 한다는 것은 꽤나 도전적인 일이다. 이전에 채식주의자 동료와 같은 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점심이야 고기만 빼놓고 골라 먹는다 치더라도, 가장 곤란한 것은 고기 위주의 회식 문화다. ‘회식 = 고기 먹는 날’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인 탓에 고깃집에서 먹을만한 게 있는지 테이블을 훑어보던 그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물론 팀에서는 배려 차원에서 다른 식당을 고르거나 사이드 메뉴를 주문해주고는 했다.


구글(Google)의 음식 담당 부서에서는 최근 몇 년 간 고기를 이용한 메뉴를 줄이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구운 고기와 비슷한 식감을 지닌 콜리 플라워나 버섯을 굽는 방법을 활용한다. 고기가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서양 식단 대신에 인도, 동남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지중해 지역의 요리로 전환해 가고 있다. 환경뿐만 아니라 직원의 건강을 생각하는 푸드 프로그램이다. 구글은 궁극적으로 직원들이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한다. 한국의 직원 식당에서도 이와 같은 움직임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친환경적 사무공간, 아마존 스피어(Amazon Spheres)



음식뿐만 아니라 근무환경에서도 초록빛 변화가 활발해지고 있다. 아마존(Amazon)은 이름 그대로 정글처럼 살벌한 업무 강도로 유명하다. 그런 그들이 18년 1월, 사무공간인 '아마존 스피어(Amazon Spheres)'에 열대우림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50개국에서 들여온 400여 종의 식물 4만 그루를 거대한 유리돔 안에 심어둔 것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에 비해 최대 근무 가능 인원은 800명으로 제한된다. 이러한 정책은 비용 절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아마존으로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아마 직원들의 높은 스트레스 지수가 생산성 하락을 초래했을 것이라는 내부 분석이 예상된다. 이에 친환경적인 사무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직원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창의적인 결과물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주말에는 일반인에게 일부 공간을 오픈하여 시애틀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정신 건강 상태가 탁월하거나 매우 좋다고 답한 Z세대의 비중은 45%에 그친다.



Z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정신 건강이 다소 취약한 것으로 조사된다. 스트레스를 잘 느끼는 세대이기 때문에 앞으로 기업에서는 정서 관리 스킬이 특히 중요해질 것이다. 아마존의 사례에서처럼, 일을 하는 동시에 리프레시를 할 수 있는 공간에서 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의 많은 기업에서는 'GWP(Great WorkPlace)'를 일하기 좋은 '물리적' 환경으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겠지만, 본래 GWP는 기업문화가 뛰어난 곳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직원들이 자신의 상사와 경영진을 신뢰해야 한다.

둘째,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셋째,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즐겨야 한다.


뛰어난 기업문화는 생산성의 차이를 불러오며 재무적 성과로 연결된다. 그린 오피스를 구축하려는 노력 이전에 위에 언급한 무형의 가치들을 우선시해야 함을 결코 잊지 말자.



Green river @The Northern Fjallabak Route, Iceland, 1998 by Olafur Eliasson



덴마크의 아티스트인 올라퍼 엘리아슨 (Olafur Eliasson)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술가'로 불린다. 그는 '초록 강 프로젝트(Green River Project)'에서 강을 초록색 물감으로 물들이며 환경오염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관객들은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풍경으로 불편한 미래의 모습을 눈 앞에 마주하게 된다. 기업의 캔버스가 사무실이며 관객을 직원이라고 본다면, 기업은 주도적인 정책과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을 보다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물결이 건강한 자연의 초록빛을 띠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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