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실>

한강 작가와 연결되기

by 초콜릿책방지기

2024년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보고 나서, 책방에 모인 사람들은 한강 작가의 작품을 모두 읽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번역된 문학상 작품들만 읽다가 번역하지 않은, 모국어로 읽는 문학상 작품의 맛은 어떨지 꼭 느껴보고 싶다고 하면서 말이다. 작품들이 다 좋지 않아도, 우리 기호에 맞지 않아도 읽는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2024년 11월 『소년이 온다』를 시작으로,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한강의 작품들을 모두 읽었다. 때로는 작가 특유의 핍진성 때문에 괴로워하고, 섬세함과 깊이 덕분에 함께 울기도 하고, 밀도 높은 언어로 인해 농밀한 시간을 보내왔다. 그 시간을 마무리하며 읽는 『빛과 실』은 후련하고 가볍고 따뜻했다.


수록된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은 그동안 읽은 작품들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잊고 있던 감동을 되새기기에 충분했다. 인간의 모순과 불가해한 면, 즉 폭력성과 사랑을 동시에 안고 살아가는 점에 천착한 작가의 문제의식이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선명하게 드러나 있어서 ‘한강 읽기 모임’을 해온 우리의 시간을 정리하기에도 좋았다. 그리고 이어진 몇 개의 시는 소설의 시적 변용처럼 느껴졌고, <북향 정원>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된 정원 일기는 작가의 정서가 오롯이 녹아 있어서 마치 가까이서 우리에게 소곤소곤 말해주는 것 같았다.


<북향 정원>을 읽고 나면 인간은 도대체 왜, 하는 생각을 하던 우리가 “생명의 빛으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들”이며 그것을 실감할 수 있는 순간들은 “언어라는 실” 덕분이라는 작가의 생각을 확장해서, 나무와 자연으로까지 갈 수 있다는 점이 감동적이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우리끼리 연결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우리가 비롯된 근원을 향해 가서, 자연과 지구가 함께 연결되어 있다는 것까지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해야만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 책을 마지막으로 해서, 우리는 ‘한강 읽기 모임’을 따뜻한 ‘빛’과 자연과 연결된 ‘실’을 느끼며 마무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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