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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스피커 Dec 10. 2020

[책] 책은 나의 소울메이트

수요일엔 험프데이 글쓰기 with 스테르담 and 글쓰기 야자 친구들

'안녕 나의 솔메이트'라는 영화 포스터를 본 순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열셋, 운명처럼 우리의 우정은 시작되었다.


십 대의 두 소녀가 환하게 웃으며 컵라면을 함께 먹는 장면의 포스터는 슬플 것도 특별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솔메이트'라는 단어만은

나를 붙잡 오래 머물러있게 했다.


'솔메이트' 누구나 있는 걸까?

단짝 친구라는 것?

나는 없었다.


그래서 여전히 철들지 않은 40대인 내가

늘 동경해마지않는 것이며 한 번도 가져본 적도 이루어본 적도 없어 아쉽기만 한 꿈같은 단어다.


나는 영혼의 친구를 가져본 적이 없다.




외로움은 어린 시절부터 내게 늘 가까이 있었다. 나는 늘 나의 외로움을 채워줄 사람들을 찾아다녔 즐기기도 했지만 결국은 배신당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나를 배신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나의 영혼의 친구는 어떤 것도 아닌


'책'이었다.


책은 내가 고단한 삶을 질질 끌며 통과할 때, 위험한 고개를 아슬아슬 넘을 때,

선생의 자리에서 퇴직 정체성 혼란함속에 정적이 나를 감쌀때,

모든 때마다 책은 나의 영혼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책이 내 손에 있으면 시끄러웠던 머리도 방망이쳐대던 가슴 속 불안도 희미해졌다.


책은 나를 어르고 달래며 위로하고 또 잔소리를 해대고 호되게 꾸짖기도 했지만 나를 한 번도 배신하지 않았다.


또한 책은 게...

부모님이 날마다 싸우셔서 자신감과 생기를 한꺼번에 잃어버리고 있던 어린시절

갑자기 나타나 영양넘치는 집밥을 해먹이던 막이모같은 존재다.

어떻게든 한끼 잘차려 먹이려고 애썼던 막내이모가

헤어질 때 꼭 용돈을 찔러주었던 것처럼

어른이 된 나는 이제 독서모임의 리더가 되어 용돈처럼 귀여운(?) 돈도 벌기 시작했다.

이보다 좋은 솔메이트는?

없다.

 



오늘은 험프 데이 글쓰기 있는 첫날이다. 우리에게 월요병이 있듯 미 문화권 내에서는 수요일을 일주일 중 가장 힘든 날로 표현하는 수요병이 있단다. 열정적인 글쓰기인사이터 스테르담님(요즘 이분을 보면 인사이터라고 쓰고 파이팅 넘치는 글쓰기파이터라고 읽는다.그저 내식대로 해석ㅎㅎ)은 이토록 폼나는 말로

험프 데이 줌 라이브 글쓰기반을 열었다.

첫 주제가 이었다. 주제라 책이라고? 머리가 하얘졌다.


글쓰기 숙련자도 아닌 내가 단 40분 동안

글 하나를 온전히 쓸 수 있을까? 압박을 싫어하는 나는 순간 겁이 났다.

하지만 체로 딴짓만 하던 야간 자율학습시간 같기도 , 짓기 백일장에 선수로 뽑혀 가는것 같추억 생각나게도 하는 분이랄까

긴장되고 쫄깃한 기분이 싫지 않았다.


몰입해서 글을쓰니 무언가를 먹거나 마시거나 sns를 넘나들며 느적거리며 겨를이 없

오히려 집중력도 좋았다.

스테르담님이 틀어주는 재즈음악은 적어도 나의 글쓰기에는 궁합이 맞았다.(물론 아직 그 짧은 시간에 밀도 있는 글 한편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더 시간이 필요한 일이겠지만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게해주는 디딤돌이 되었다. 그리고 험프데이의 글쓰기 데드라인은 그 주 금요일까지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었다. 함께지만 각자 딴짓을 하던 그 옛날 '야자'때처럼 서로의 숨소리를 듣고 글 쓰는 모습을 화면을 통해 보는 것이 적지않은 위와 자극이 되어주었다.


코로나 시대의 글쓰기 문화 의미있고 신박하다.

 

이제 낙타의 혹(hump)중에 가장 높은 부분을 나타낸다는 험프데이 수요일 종일 설수도 있겠다. 




다시 책이라는 주제로 돌아와서 인생이 단순하지 않아 마음이 힘들면 항상 찾는 것은

투샷 스트롱 커피 그리고 책이었다.

이제 소울메이트인 남편이 내곁에 있지만 우리 모두는 역시 대안도 필요하다.


험프데이글쓰기 첫 주제 [책]

대단하다!시작할때는 분명 한줄거리의 생각도 나지않았는데 나는 여기까이렇게나 많이 썼다.

그것도 울컥거리는 진심을 담아서.


첫날 썩세스~~~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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