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녹음하고 듣고를 반복하다 보니 저의 목소리와 친해진 기분이에요. 이젠 덜 어색하게 느껴져요. 아직은 발음과 톤에 욕심이 나긴 해요. 계속 연습할 겁니다. 그런데요 과연 이 목소리로 녹음을 해서 영상 같은 것을 만들어도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까요?"
지난 금요일에 '나만의 보이스 스타일링'을 하기 위해 모인 38명의 단톡방에서 '페코'라는 닉네임을 가진 분이 올린 스피치 메모다. 성우 지망생도 아니고 아나운서가 되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이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왜 변화시키고 싶어 하고 매일 녹음까지 하며 연습을 하는 것일까?
'나만의 보이스 스타일링하기'
이번에 경험 수집 잡화점과 파트너를 맺고 실험적인 보이스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바로 지난 주말 한 달간의 막을 내렸다. 옷도 아니고 액세서리도 아니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내 목소리를 스타일링한다고? 가능한 것일까?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한다는 것일까? 첫날 광고가 나간 날부터 적극적인 문의와 몰려드는 신청에 경수점 대표 피터님도 나도 적잖이 놀랐다. 사실 뭉클했다. 사람들이 참 고민이 많았구나. 정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전의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과연 내 목소리가 변화할까 반신반의하면서도 잔뜩 설레어하며 기다렸음을 첫 주부터 알 수가 있었다.
나는 흥분했다. 아니 사실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온 것일까? 난 무엇을 줄 수 있을까? 그동안의 코칭 경험을 통해 확신한 것들이 이번에도 옳았다는 것을 알고 싶은데 가능할까? 강사로서 2021 코로나 시즌을 옴팡지게 겪어내면서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었다. 그러다가 올 1월부터 오프라인과 온라인 라이브로 소그룹 스피치 코칭을 시작했고 1기부터 5기까지 끊임없이 스피치 코칭을 이어갔다. 두 번째 진로를 위해 꿈을 꾸는 엄마들과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예술인들 그리고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그룹을 만나며 이들의 보이스와 스피치 고민을 함께 파헤쳐나가며 이끌었다. (물론 코로나 전 나의 스피치 강의 경력은 십수 년이 넘는다)
그러다가 온라인 라이브 코칭 5기를 진행하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들이 녹음을 하고 피드백을 받는 미션을 시행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가능했다. 그래서 이번에도오직 매일 15분 정도만 운동한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면서 코칭을 했는데 신기하게도 원하는 목소리로 점점 변해갔다.
"늘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니까 고객과의 대화 시 서로 잘 못 알아들어서 되묻고 했었는데 그런일들이 확실히 줄었어요!"라는 간증이 벌써 1주 차 기본 연습기간에 나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브런치 글이 오디오 콘텐츠 의뢰를 받아 목소리를 잘 내보고 싶어서 이 프로그램을 신청했다는 미셀님은 일을 마치고 거의 매일 자정을 넘긴 시간에 피곤한 몸을 무릅쓰고 코칭을 받기 위해 녹음을 해서 올렸다. 그리고 함께 주어진 미션이었던 녹음 후 하는 셀프코칭 메모도 노션에 정리해서 그득 올려주었다. 심지어 여행 중에도 빠지지 않고 올라왔던 그녀의 녹음파일. 그녀의 열정에 감동이 되어서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서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피드백을 남겼다. 그러나 그녀도 처음부터 쉬운 것은 아니었단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놓는다는 것. 그것은 마치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할 때 겪는 것 같은 일종의 무대공포증 같은경험을 했다고. 하지만 연습이 조금씩 쌓이면서 새로 업무를 하는 곳에서 목소리로 칭찬을 받기 시작하고 녹음하기로 했던 오디오 콘텐츠에서 동그랗고 따뜻한 자신의 목소리를 만나면서 노력이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코치였던 나도 미셀님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목소리를 내어놓았을 뿐인데 자꾸 숨고만 싶고 부끄러웠던 자신이 더 당당해지고 자신감으로차오르는 희열이추가되었다.
"덕분에 제가 스스로의 목소리를 주목하게 되고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어제는 2주 차와 4주 차의 녹음을 가족들에게 들려주며 난 이제 새로운 꿈이 생겼다고 말했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해요ㅎㅎㅎ"
페코님의 표정과 목소리가 그대로 보이고 들리는듯한 마지막 주차에 남긴 들뜬 메시지가 단톡 방가 득 울려 퍼졌다.
나만의 보이스 스타일링하기를 만든 기획의도가 바로 이것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며 친해지고 좋아하게 되며 그 목소리를 전달하고 싶은 욕구로 삶의 즐겁고 의미 있는 경험을 확장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듣거나 영상에 나오는 모습을 참 싫어한다. 직업으로 방송을 했던 나도 그랬다면 믿겠는가? 이상하게도 맘에 들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 목소리 같지가 않았고 무언가 부자연스럽고 어색해서 나도 나의 녹음된 음성을 잘 듣지 않았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되었다. 나는 내 목소리만 싫어했던 것이 아니고 나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러니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을 리 없고
나의 목소리가 아니고 멋있어 보이는 누군가를 오랫동안 흉내 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 '나만의 보이스 스타일링'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애초에 말했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목소리는 바로 각자의 목소리라고. 아 그래요? 그럼 그렇다면 그냥 잘 보존하면 되나요? 그것은 아니다. 자신의 본래 목소리를 더욱 매력적이고 울림 있게 그리고 선명하고 전달력 있게 표현하려면 그것을 찾는 여정을 반드시 해야 한다. 그 여정은 바로 나를 의식하고 알아가는 나와 떠나는 마음 여행이 될것이고,그 여행의 끝에는 마음에 쏙 드는 나를 만날 수 있다고.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전 세계 리더들에게 보컬 파워를 가르쳐 왔던 아서 조 셰프는 자신의 저서 '보컬 파워'에서 정신 육체 영혼을 통합하는 것이 바로 목소리이며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찾아 내면의 무한한 힘을 발견하라고 했다. 그렇다. 목소리는 내면의 것이다. 목소리만큼 생각과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도 없다.
"하겠다고는 하는데 목소리 들어보니까 할 마음이 없더라고요."
우리는 이런류의 말을 자주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한다. 말의 내용도 중요하고 내용을 전달하는 보이스도 중요하다. 아니 설사 내용이 부실하고 청산유수로 말을 잘못한다해도 진심을 담은 목소리는 설득력이 크다.(메라비언의 커뮤니케이션 법칙)
목소리는 진심이 아니면 바로 표가 난다. 울림은 그런것이다. 설사 기술적인 방법을 배웠다고 해도 오래는 못한다. 따뜻한 목소리는울림이 있는 그리고 진심을 전달하는 목소리다. 목소리 그거 속이기 어렵다. 아무말대찬치,
아무 목소리 대잔치를 끝내자.
이번 보이스 스타일링을 하는 프로그램에서 가장 성과가 있던 방법을 뽑는다면 녹음 후 스피치 메모 일기를 쓴 것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듣고 코치의 가이드에 따라 스스로를 피드백하면서 가장 적합한 톤과 발음 발성을 발전시켜나갔다. 그래서인지 더 섬세하게 빨리 발전한다고 느꼈다. 물론 또 하나가 있다.
내 목소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목소리도 잘 듣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좋아하고 그 매력을 강화시키기 시작했다면, 이제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도 더 잘 들리기 시작한다. 경청하는 능력이 최대로 키워진 것이다. 그리고 서로에게 목소리 칭찬을 마음껏 들으면서 사람들에게 자신이 받아들여지고 진심으로 응원하는 팔로워도 만들게 되었다.
'나만의 보이스 스타일링하기' - 참가자들이 스스로 줄여서 '나보스'라고 사랑스럽게 불러주었다. 마지막 주에 서로 헤어지기 싫어했다. 자신의 다양한 목소리를 받아들여주고 서로에게 무한칭찬을 받은 곳이어서 일것이다.
변화의 역동을 즐겁게 느낀 참가자들이 후속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성화였다. 고민이 많이 된 나는지금 일을 꾸미고있다.
그 첫번째로나먼저 오디오작가로 새롭게 도전하기로하면서.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에린 헨슨-
세상의 모든 목소리를 응원한다.
또 만나요.
여러분과 저는 모두 따뜻한 스피커입니다.
경험수집잡화점의 나만의보이스스타일링하기 2기는 지금도 신청을 받고있고 11월 8일에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