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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Feb 29. 2016

바름의 틀

완벽주의자의 반성

가장 떨쳐버리고 싶은 징한 습관이 있다면 자주 후회하는 거였다. 가끔 이불킥 하고 그러는 정도가 아니라 후회되는 일이 줄곧 떠올라서 힘이 들었다.


나는 바르고 완벽하고 나와 상대 모두가 만족하며 가장 효율적인 방향으로 일이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래서 무엇인가 틀어졌을 때 내가 이렇게 했다면? 저렇게 했다면?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것을 선택했을 때를 가정해본다.


결론은... 그런 가정이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다른 선택을 한다고 완벽한 결과를 얻을 수도 없었을 테지만, 얻는다고 해도 상대와는 관계 없는 나만의 완벽일 것이다. 설사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일이 전개되었다 하더라도, 만약 그랬다면 지금 이 순간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오직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나만의 기준으로 조금은 성급하지만 솔직하게 선택해왔고, 나름 행복했다. 비록 그것이 정말 모두를 만족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은 나를 후회할 수밖에 없게 하지만, 이미 지난 시간에 대해서는 그거면 된 것 아닐까?


나만 편한대로 행동한 것은 잘못이지만.. 일단은 내가 살아야 다른 사람을 품어줄 여유가 생기니까.


그래도 이제는 나만을 위해 살지 않겠다. 내 생각과 다르고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도, 지름길이 아닌 걸 알아도, 다른 사람들 손을 잡고 함께 먼길을 돌아갈 줄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강하다. 그러나 한 사람의 열 걸음도 결코 쓸모 없지는 않다. 이 두 문장 모두 우리나라 역사에서 배울 수 있었던 것이다. ^^


함께 손을 잡고, 즐겁게 걸어나가자.




2015년 여름 마음수련 교원직무연수 홍보 엽서

바름의 틀은, 교사들의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느껴집니다. 이렇게 해야 돼, 저렇게 해야 돼... 저는 저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게 바름의 틀을 적용하느라, 아이들도 괴롭혔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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