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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Oct 04. 2016

가라앉는 배

세월

서서히

말없이

꺼져버린 불씨

시들어버린 꽃봉오리

바스러진 번데기


모두가 울었어요

너무나 슬펐어요


밝게 빛나보지도 못한 채

꽃을 피우지도 못한 채

나비로서 날아보지도 못한 채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돌아오지 않는 인연에

이렇게 아픈데


 봐요,

모른척하지 말아요

우리의 이야기잖아요


세월이라는 이름의 배에

우리 모두가 타고 있잖아요


 봐요,

가만히 있으면 안 돼요


가라앉고 있는 줄도 모른 채

잠들어 있으면 안 돼요


눈부시게 빛나야죠

활짝 피어나야죠

훨훨 날아야죠


우리도 모르는 새

배가 다 가라앉기 전에


하나의 빛이라도

한 송이의 꽃이라도

한 마리의 나비라도 더


이제는 모두 함께 살아야죠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서로를 살려야죠


이 봐요,

배가 다 가라앉기 전에


손을 내밀고

내민 손을 잡고

제발 함께 살아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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