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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Feb 06. 2018

희망에 관하여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

"우리집에서 차 한 잔 하고 갈래?"



아는 언니와 함께 병원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따로 있었고 시간도 이미 늦은 상황이었지만, 집 근처를 지나면서 문득 나에게 차 한 잔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셨다. 



나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던 차였다. 우리는 잠깐 들렀다 가기로 하고 방향을 바꾸어 언니네 집으로 들어갔다.



현관문을 열면서 우리는 깜짝 놀랐다. 집 안에 탄내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언니가 달려가서 급히 불을 껐다. 냄비 안에는 밥이 새카맣게 타고 있었다.



"아이고, 아침에 끄고 나온 줄 알았는데! 하마터먼 불 날 뻔했다. 이상하게 집에 오고 싶더라니-"



테이블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었는데, 문장의 의미을 되새기게 되네


천만다행이었다. 우리가 들르지 않고 지나쳤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 일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전할 때 언니가 "맥지 차 한 잔 주고 싶더라고"라는 표현을 쓰셨다. '맥지'란 '공연히, 아무 까닭 없이'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다. 그 마음이 들 때는 이유를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음이 범인이자 해결사였다. 언니가 미처 전기레인지를 한 번 더 확인하지 못하고 나온 것은 예약시간에 늦을까 봐 마음이 급했던 탓이다. 그러나 다시 돌아와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 또한 왜인지 집에 들러 차 한 잔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덕분이다.



마음이 우리를 움직인다. 미래는 현재에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니, 결국 모든 것이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는 셈이다.



나의 삶을 돌이켜 보아도 마음은 절망의 이유이자 희망의 이유였다. 내가 마주했던 내 마음의 밑바닥에는 한 톨의 희망도 없이 오직 절망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버려 보니 희망은 단지 가려져 있었을 뿐임을 선명하게 알 수 있었다. 지금, 마음을 바꾸어 먹을 수 있음이 희망이랄까.



THE FUTURE DEPENDS ON
WHAT WE DO IN THE PRESENT



희망 - 더 크로스 : https://youtu.be/CtcW3Slqv7M

밤이 와버린 거리에
깨진 꿈의 조각으로
부서진 나의 꿈을 다시 그리지
가득히 가득히 그리며
*그대와 그대의 마음을
꿈과 함께 담은 채로
다시 걸어가지 새벽을 향해서
그렇게 돌고 도는 거잖아
나의 날개로 너를 감싸 주겠어
나의 끝날까지 함께 걷도록
그곳에 닿는 날까지 절망을 위하여 희망을 위해

*
이제 알아 나의 마음은 나의 것이 아님을
이미 나는 나의 마음을 막을 수 없단 걸
날개로 너를 감싸 주겠어
나의 끝날까지 함께 걷도록
그곳에 닿는 날까지 절망을 위하여 희망을 위해
그곳에 닿는 날까지 절망을 위하여 희망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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