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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Mar 28. 2016

마음수련이 뭐지?

마음수련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마음수련이 무엇인가? 실체는 뭔가? 마음수련 명상을 하든 안 하든 많은 사람들이 하는 질문입니다. 마음수련 명상에 대해 저도 가져봤던 의문이기에 제가 얻은 결론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새로 쓴 글이 아니고 초반에 썼던 글 <언행일치>의 후반부를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앞부분까지 함께 있는 원래 글을 읽으셔도 좋습니다.





이번 글이 종교적이라며 불편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정치적인 이야기가 싫다는 사람에게도 세상에 정치가 아닌 것이 어디있냐고 이야기합니다. 종교를 가졌다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살지 못해서 의미를 더럽힐 뿐, 세상 이치를 다루는 것이 종교다 보니 우리 삶이 종교적인 지향점을 가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정작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 (교회가 익숙하니까) 굳이 말하면 기독교..? 성경은 가끔 읽습니다. 모든 종교에 대해서 어느 쪽이 그릇된 것이 아니라 모두 일맥상통한 참과 진리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어느 종교 종파만 맞다고 하는 사람은 자신의 종교가 갖는 참뜻조차 알지 못한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제가 교회에 안 나온다고 저를 불쌍히 여기는 것 같습니다. 어릴 때 엄마와 가장 많이 부딪혔던 부분입니다. 저는 아침잠이 굉장히 많아서 늦잠을 자고 싶은데 어린이 예배는 9시였습니다. 어쩌다 교회에 빠지기라도 하면 호랑이로 돌변하는 어른들 모습에 질려서 교회를 아예 안 가게 되었습니다.


친구관계 문제로 힘들고 우울해서 엄마에게 힘든 소리를 하면 돌아오는 말은 "교회를 안 다니니까 그렇잖아!"라는 꾸중이었습니다. 나도 교회를 다녀봐서 알지만 교회에 다닌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가 진짜 말씀대로 산다면 나를 그냥 안아줬어야 했습니다.


엄마도 엄마 코가 석자여서 그랬다는 것을 지금은 압니다. 엄마 때문에 저는 기독교인을 싫어하는 기독교인이 되어 있었는데, 마음빼기를 하다보니 저절로 엄마를 비롯한 맹목적인 믿음을 가진 종교인들을 미워하는 마음마저 없어졌습니다. 맹목적이라는 것도 저의 시각이고, 엄마는 그저 말씀이 생명임을 알고 나름대로 살기 위한 발버둥을 치고 계셨을 뿐이었습니다.


기도하면 이뤄지기는 합니다. 아홉 살 때였나, 교회에서 기도에 대해 배워서 저도 기도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 당시에 아빠를 미워하고 있었던 저는 그 마음 때문에 너무 힘이 들어서 하나님께 "아빠를 미워하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그날 이후로 아빠가 예전만큼 미워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고 어린 나이에 했던 기도가 저도 참 갸륵한데, 그때 확신했던 것은 하나님은 진짜로 계시기 때문에 내가 마음으로 믿고 기도하면 다 이뤄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적어도 내 마음에 관한 것에서는요.)


그래서 교회를 무조건 다녀야 한다는 사람과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이의 마음 속에 계시니까 교회를 안 간다고 하나님이 안 계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말로만 주여, 주여 했지 말씀대로 사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이단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자기식대로의 종교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다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모든 종교가 다 이단이고 사이비겠죠.)


내가 종교를 가진다면 차라리 성당엘 가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어릴 때부터 다녀서 그런지 교회가 익숙하기는 했습니다. 대학 때 힘들어서 다시 찾았던 교회에서 처음으로 '나를 버려야 한다'는 말씀이 귀에 들어 왔습니다. 나는 내가 행복해지고 싶어서 왔는데 왜 나를 버리라고 하지? 내가 낸데, 하는 마음에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원죄 자체인 나를 다 비우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채워짐이 결국 진짜 나다워지는 일임을 깨닫고 나를 힘들게 하던 인간적인 생각들을 떨쳐버릴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대로, 하나님의 뜻대로 기쁨을 누리며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언제나 기도는 감사기도와 "하나님 뜻대로 살게 해주세요."가 전부였습니다. 힘든 일이 있으면 그것을 이겨낼 힘을 달라고 하고, 미운 사람이 있으면 그를 포용할 수 있는 큰 마음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다가 나를 다 버리고 싶다는 기도를 한 지 한 달만에 마음수련 명상을 만났습니다. 나를 다 버릴 수 있는 방법이니까 저에게는 하나님 뜻대로 살 수 있게 도와주는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마음을 버리면서 실제로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고 싶었지만, 노력해도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무슨 말만 해도 또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화가 치미니까 예민하게 굴게 되고 내 마음과는 달리 다투게 되고야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과 관련된 기억된 생각들과 그 순간의 감정을 들고 있는 자기의 상들을 한 걸음 떨어져서 돌아보고 버리고 나니까, 지금은 그 사람도 예뻐 보입니다. 미운 소리를 해도 예전의 것들과 묶어서 곱절로 상처 받지 않고 퉁명스로운 말투 저편에 있는 지금 이 순간 상대의 감정을 알아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금방 가능했던 것은 아닙니다. 너무나 간결하고 체계적이어서 기가 막힌 마음수련 명상의 과정별 방법대로 인내심을 가지고 양파 껍질 같이 겹겹이 쌓여 있는 내 마음을 벗기고 벗기고 벗겨보니까, 끝이 있었습니다. 어릴 적 외웠지만 이해하지는 못했던 성경 말씀들이 문득 떠오르면서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러니 모든 종교인들에게 마음수련을 권하고 싶은 마음마저 듭니다.


그렇지만 마음수련은 종교가 아닙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 마음수련이 종교라면 삶 자체가 종교일 것입니다. 마음수련이 종교인 줄 아는 사람은 명상을 하러 와서도 마음을 버리지는 않고 어떤 가르침이나 위안을 얻으려다가 관두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마음수련 명상은 '마음을 버리는 방법'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명상을 하시는 분들의 의견도 갈립니다. 종교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이 대다수인데 종교라고 생각하는 분도 가끔 보게 됩니다. 아마 그분들이 가진 종교에 관한 정의가 다르겠지요. 이것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당신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마음수련의 실체입니다.


당신이 마음수련 명상을 똥이라고 하면 똥이고, 된장이라고 하면 된장일 것입니다. 그러나 된장을 가지고 똥이라고 하면 그나마 다행이고 이해도 되는데, 금덩이가 똥으로 보인다는 사람은 아무리 생각해도 좀..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더구나 직접 본 적도 없으면서 누군가 한 말만 믿고 냄새 난다고 도망가는 사람은 더 이상합니다. 실체가 뭔지, 똥인지 된장인지는 먹어 보면 압니다. 진짜 똥일지언정 맛을 본다고 죽지는 않아요.


마음수련 명상을 만드신 분의 의도(Woomyung.com)와 같이, 누구든지 이 명상을 몰라서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것과 언젠가는 모두가 이 명상을 무료로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전 세계 국가, 인종,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 명상을 끝까지 하신 많은 분들의 공통된 바람이자 꿈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들으며 그것을 믿기 때문에, 저는 마음수련에 대한 오해를 하시는 분들께 이것이 금덩이라고 괜히 공을 들여 설득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당신이 맞다고, 맞장구를 치며 여유 있게 이 사랑스러운 똥을 뒤집어 쓰고 눈 앞을 지나가렵니다.


실제로 제 마음의 밭에 아주 멋진 거름이라, 아예 그냥 토양의 질이 달라졌어요. 지금은 위악도 위선도 아닌, 제가 그토록 바랐던 언행일치의 삶에 좀 더 가까워졌거든요. 그전에는 내 감정도 내 마음대로 못 해서 평소에는 그저 꾹꾹 참고 눌러 놨다가 엉뚱한 데서 발끈하곤 했는데 이제는 좋을 때는 좋다고 하고 싫을 때는 싫다고 하되, 정직함에 대한 강박을 내려 놓고 상대방을 위한 하얀 거짓말도 조금은 할 수 있고, 내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건강하게 화를 낼 줄도 압니다.




아차, 제 글은 똥이 확실합니다. 제 마음의 똥. 저는 무지무지 시원하네요. ^^


하하. 오늘도 식사 중이 아니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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