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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 드는 방 Dec 16. 2024

빵순이들이 작정하고 익선동에서 모이면 생기는 일

빵 들고 와서, 빵 먹고, 빵 산 날


빵순이들이 작정하고 빵을 위해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빵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우리 빵 매거진 멤버들.

https://brunch.co.kr/magazine/bbangbbang

빵 먹는 모임인 줄 알고 가입했는데,

알고 보니 빵을 주제로 글을 써야 하는 모임이었으니……

이왕 이렇게 된 거 본격적으로 빵글을 쓰기 전에

빵글 빵글 웃으며 빵 먹는 모임을 가져보기로 한다.


그리하여 오늘은 대망의 <이토록 친밀한 빵순이들>

첫 모임날이었다. 빵 대장 위시블루 작가님의 진두지휘 하에

한 집 걸러 두 집이 빵 맛집이라는 익선동에서 만나기로 한

그날이 바로 오늘이다.

공식적인 준비물은 ‘동네 빵’.

각자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빵을 준비해서 모이기로 한 것.

어떤 빵을 사갈까 며칠을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

 “가장 맛있는 빵은 갓 구운 빵이다. “

그리하여 아침 일찍 여는 페스츄리 맛집에 들러 오늘 아침에 구웠다는 시그니처 메뉴, 페스츄리 만주 세트를 포장해 발걸음은 가볍게 양손은 무겁게 익선동으로 향했다.


빵순이들의 만남의 장소라면 당연히도 베이커리 카페 아니겠는가. 빵내음, 커피 내음 가득한 익선동 우즈베이커리에 빵순이들이 속속 도착한다. 모두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양손에는 야심 차게 골라온 빵이 가득 들려있다. 빵집에서 만나더라도 빵을 들고 만나야 진정한 빵순이들의 모임이라 할 수 있지 그럼.

여러명이 같이 모이기 딱 좋은 익선동 우즈 베이커리.
어서와~! 뭘 좋아할지 몰라 그냥 몽땅 다 준비했어!

1시에 익선동의 핫플 <빠리가옥>에서 프랑스 가정식 점심 식사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브런치 겸 커피 타임은 가볍게 커피만…….. 하면 빵순이들이라 할 수 없지! 커피 한잔씩 주문하고 오겠노라 카운터로 내려갔던 빵순이들은 너도나도 1인 1 커피에 1 빵, 2 빵, 3 빵을 들고 돌아왔다.

“어머, 너무 많지 않을까요? 이따 밥도 먹어야 하는데”

“에이, 남으면 싸가죠 뭐! “

골라온 빵을 맛있게 먹기 시작하니 여기저기에서 부스럭 부시럭, 주섬주섬 보따리 푸는 소리가 들린다.

분명 공식 준비물은 ‘동네 빵’이었는데 너도 나도 추가로

준비해 온 마음의 선물 보따리를 풀어내느라 신이 났다.

메모장, 루테인, 비타민, 효소, 글루타치온에 다양한 책까지…. 크리스마스 시즌답게 넉넉한 나눔의 기쁨을 만끽한다.


1차로 가볍게 빵피타이저로 위를 열었으니 이제 본식을 먹으러 이동할 시간. < 빠리가옥 >으로 이동하는 잠깐 사이에도 아기자기 익선동 골목길의 어여쁨은 나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는다. 골목마다 사이좋게 어깨를 맞대고 줄을 선 아담한 상점들은 저마다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크리스마스 옷을 입고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익선동 <빠리가옥>은 “프런치 오너셰프의 요리를 한옥에서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프렌치 비스트로”이다. 2017년에 문을 열어 7년째 성업 중인 이곳에 들어서면 익선동 골목은 순식간에 파리의 노천카페 거리로 변신한다. 한옥의 우드톤과 진한 코발트블루의 조화는 익선동 한복판에서 파리의 무드를 연상케 한다. (파리 아직 못가봄 주의ㅎㅎㅎ)

한옥과 크리스마스 트리의 조화.
블루톤의 페인트는 공간에 차분함과 세련미를 더해준다.

<빠리가옥>에서 식사를 주문하자마자 오늘의 하이라이트, 빵 교환이 이루어졌다. 누가 어떤 빵을 뽑게 될까 설레며 하나, 둘 운명의 빵을 뽑아 올린다. 뽑기용 소품은 센스쟁이 빵장님이 준비한 붕어빵 키링. 성심당 소보로 튀김빵, 달콤 상큼한 마카롱, 갓 구운 에그 타르트, 베이커리 명장이 구워낸 빵, 할아버지 명인이 만드신 모닝빵 등등 모두가 정성껏 품고 온 마음들이 골고루 주인을 찾아갔다. 그중에 내가 고른 특별한 마음은 빵이 아닌 천연 비누! 패키지도 예쁘고, 내용도 알찬 선물 당첨이 복권에 당첨된 듯 반갑고 기쁘다.

애피타이저로 빵과 커피를 즐기고, 본식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며 들고 온 빵도 나눴으니 이제 다시 양손 빵빵하게 빵으로 채워갈 시간. 빵순이들의 성지 익선동에서 빵쇼핑은 국룰! 스콘 찍고, 소금빵 들러, 치즈 케이크까지 훑으며 빵 레이더를 풀가동한다. 사실 익선동 빵집들은 맛도 맛이지만 구경하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예쁘고 센스 넘치는 인테리어와 고운 자태의 빵들이 빵순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놓인 것 없이 모든 장소, 모든 사물, 모든 풍경, 모든 사람들이 어여쁘고 어여쁘다.

귀여운 곰돌이 스콘에 마음을 빼앗긴 <카페 하이웨스트>
아기자기 귀여운 매장 디스플레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곰돌이와 눈 마주치던 순간, 에코백 결제할 뻔…..
귀여운 레드 리본. 심플하지만 강렬한 예쁨.
너 그렇게 귀엽게 쳐다보지마. 언니 심장 아파.
넓지 않은 매장 곳곳을 참 알차게도 활용했다!
인생 소금빵을 맛보게 해준 <소하염전>. 역시 난 오리지널파


익선동의 12월은 따뜻함이 가득하다. 빵 내음, 버터 향기, 밥 짓는 온기와 식기 달그락 거리는 소리들….. 거기에 골목골목을 채운 사람들의 웃음과 발걸음이 어우러져 연주하는 익선동 교향곡은 듣는 이도, 연주하는 이도, 구경하는 이도 모두 함께 행복해지는 마법의 연주곡이다.


마음 가득 따뜻함을 충전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익선동으로 찾아가 보자. 거리마다 가득 채워진 익선동의 이야기들이 당신의 마음의 허기까지도 든든하게 채워줄 것이다. 거기에 고소한 버터향 가득한 소금빵 한입 베어문다면, 올 겨울 핫팩도, 국밥 패딩도 필요 없을지 모른다.


빵순이 추천 겨울 맛집, 익선동으로 놀러 오세요!

막 찍어도 화보같은 인생샷 건지기는 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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