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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 드는 방 Dec 17. 2024

이번생에 만년필은 처음이라

필명이 새겨진 만년필을 선물 받다.

만년-필 萬年筆

발음 [ 만:년필]

명사

1. 글씨를 쓰는 펜의 하나. 펜대 속에 넣은 잉크가 펜촉으로 흘러나와 오래 쓸 수 있다.  

  (예문) 그는 주소를 쓰기 위해 안주머니에서 만년필을 꺼냈다.

2.펜대 모양으로 기다랗게 생긴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만년필을 선물 받았다. 그것도 내 필명이 새겨진.

날렵한 은빛 팬대 끝에 새겨진 "햇살 드는 방"

분명 깜깜한 밤인데, 햇살 비춘 듯 찬란하게 빛나는

나의 만년필.


약 30분 전, 책 모임 송년회 귀갓길에

베프 언니가 뜻밖에 선물해준 감동템.

펜으로 글을 쓰진 않겠지만,

그래도 글 쓰는 사람이

만년필 하나는 있어야지 않겠냐며 전해준 마음


오전에 미리 써둔 글도 재치고

오늘의 글감으로 급부상한 1등 에피소드


내가 브런치에 쓴 글은 아직 읽어보진 못했다는 그녀

앞으로도 자세히 읽을거란 보장은 못한다는 그녀

하지만 내가 글 쓰는 건 누구보다 응원한다는 그녀


언니, 이 글도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적을게.

멋진 선물 고마워요, 감동이야.


만년필 받자마자 촥촥촥촥 멋지게 잉크 충전해서

첫 글씨로 필명 한 번 멋들어지게 써보고 싶었는데

만년필은 이번생에 처음이라

멀쩡하던 기계조차 손만 대면 망가지는 곰손이라

송년회에서 와인 몇 잔 먹고 온 떨리는 손으로는

차마 잉크 충전 못하겠더라.


내일 아침 우리 같이 걸을 거니까

걷고, 커피 한 잔 먹고, 교보문고 만년필 코너 가서

같이 두근두근 잉크 충전 하자.

내 첫 만년필, 첫 잉크 충전, 떨리는 순간 같이 기념합시다.


나 잉크 충전하는 거 사진 좀 찍어줘요.

첫 충전의 순간, 놓칠 수 없으니까, 알겠지?


언니, 고마워!

잉크 충전하면 첫 사인은 언니 거야.

필요 없어도 그냥 넣어둬. 나중에 구하기 힘들 수도 있다?


10년 된 우리 책모임, 그 시작을 열어준 언니

8년 된 내 독서 수업, 그 시작에 용기 준 언니

언니가 선물해 준 만년필로

앞으로의 시간들도 차근차근 기록해 볼게요.

같이 걷고, 읽고, 수다 떨며 사이좋게 나이 들어가자.


이번 생에 만년필은 처음이라

많이 설레고 고마워서 츤츤츤 남겨보는 마음의 기록.


만년필이 뭐길래.

잡은 순간 바로 명필 될 것 같고, 바로 작가 데뷔할 것 같고

잉크는 없지만 덕분에 자신감만은 풀충전 완료!


마법의 만년필 품고, 베스트셀러 쓰는 꿈꿀게

굿나잇, 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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