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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sallim Feb 21. 2022

오늘도 살림을 이어갑니다.

자기소개

저는 지금 집업실에 있습니다.

집안이 곧 저의 작업 공간이기에 그렇게 부릅니다.

집업실에서의 직책은 사뭇 서툴고 자못 야무진 살림지기입니다.

‘써니살림댁’의 1인 대표죠.


지난해 나른한 봄날이 연이어지며 벚꽃이 흐드러지게 필 그 무렵, 하던 일을 멈추고 주부맘으로 전향한 지 9개월 차로 무척 심심했어요.

집안에 덩그러니 놓인 소품처럼 너무나 익숙한 공간에 머물러 있지만 여백이 많은 시간들이 버거웠죠.

그러다 문득 “사람 손만큼 좋은 것이 없다”라고 말씀하시며 마음이 복잡할 때는 몸을 움직여 주변을 정리하라는 외할머니 생각이 났어요.

무료한 시간과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집안 곳곳을 유랑하듯 드나들며 정돈을 시작했습니다.

가지런하게 개켜 나란히 자리 잡은 옷가지들, 깔끔하게 치운 주방, 개운하게 덜어낸 세탁실 등 손길이 닿는 곳마다 공간에 여유가 생기자 그것을 바라보는 제 마음에 알 수 없는 너울이 일렁였어요.


살림.

그것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으로 집안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 임을 비로소 깨닫기 시작했어요.


저는 아침 7시를 무척 좋아합니다.

이른 아침이라 부를 수 있는, 새벽을 지나 아침으로 가는 길목에 잠시 머물러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을 마십니다.

밤새 바싹 마른 식기들을 정리하는 아침 살림 루틴을 시작으로 저의 시간과 품을 들여 보듬어야 할 가족과 함께 오늘도 살림을 이어갑니다.


저는 지금 집업실에서 이런 인생을 꾸려가고 있는 살림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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