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성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주간의 양육을 마치며..감사, 감사, 감사...

by Sunny Day

복정동에 이사오게 된 것도,

지금 이 교회에 오게 된 것도,

늦장부리는 봄을 애타게 기다리다 퇴사와 동시에

제주까지 봄맞이를 하러 가게 된 것도

어떤 것도 예상했던 것이 없다.

더군다나 계획했던 것도 아니다.


따뜻한 새 보금자리를 찾아다니다

지인의 소개로 둘러본 먼 동네의 집에 실망하고

돌아오는 길목에 우연히 들린 동네가 복정동이었고

그렇게 두 번 정도 동네의 집들을 둘러보고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집 바로 앞에 놀이터가 있고,

놀이터 뒤로는 동서울대학교가 있다.

집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선한목자교회가 있었다.

영성일기로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집과 지척인줄은 예상못했다.


4월 어느 날,

회사를 그만두고 동생과 함께

자꾸 늦어지는 봄을 맞이하러 제주에 다녀왔다.


5월 중순,

그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었던

10주간의 새신자 양육을 시작하게 되었다.

초신자도 아닌데, 3개월 가까이 긴 시간을 양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까마득하긴 했지만,

그래도 시작을 해야 끝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퇴사와 함께 시작된 새신자 양육'

처음과 중간에 이러저러한 상황들로

바나바 연결이 늦어지고 모임이 미뤄지기도 하면서

예상보다 오래 걸려서 3개월 반이나 걸려

양육은 마무리되었다.


그러는 동안 새로운 일을 제안받기도 여러 번,

고민하다 거절하고,

하려다 수포로 돌아가고를 반복하며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했다.


내 자리라고 믿으며 지원했던 곳에서는

연락이 안오기도 하고,

1차 합격을 된 곳은 그 다음 단계에서

적격자가 되지 못해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다.


새로운 일을 제안받거나

또는 지원하여 1차까지 가는 일이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되었으니,

양육을 받는 내내 말씀의 양육과 함께

실전훈련으로 뛰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매일같이 말씀으로 새롭게 되는 훈련,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는 훈련을 하게 되었다.


두달 반이면 될 양육은 세달 반으로 늘여졌고,

길어도 두달이면 충분하리라 생각했던 휴직기는

어느덧 다섯달이 되었다.


일을 시작한 이후로 한 번도 이렇게 긴 기간을

쉬어본 적이 없었다.

일을 그만두기도 마음먹었을 때도

이런 긴 시간을 염두하지 못했다.


우선 어떻게 쉬어야 할지를 몰랐고,

무언가를 해야 할 것만 같아서 불안하기도 했다.

내게 쉼이 필요하다는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로 우왕좌왕하며

그저 일을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그러지 못하는 현실의 불안감은

초조하고 두렵게 만들었고,

심지어 나 스스로를 형편없고

쓸모없는 사람으로 여기게 했다.


그러다 내 힘으로 조금도 어쩌지 못함을 인정하고 나를 붙들어주시기를 간청하며

나는 다시 하나님의 말씀으로 평안하게 되었다.

하나님께 나의 삶을 드리는

믿음과 결단을 하게 되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하루하루 경험하게 하셨다.


성령으로 충만하지 않고 말씀을 붙잡지 않으면

금새 흐트러지는 나를 보면서

하나님께 완전히 사로잡히는 삶을

구하고 구하고 또 간구하게 되었다.


하나님께 나의 삶을 맡깁니다.
나를 인도하여 주옵소서.



그렇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은혜로 충만해졌다가 사탄의 유혹에 넘어지고

다시 죄악된 본성으로 돌아가기를

하루에도 수없이 하며

오뚝이처럼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고,

회개하며 돌이키며

감당할 수 없을 그 은혜를 깨닫고

감사와 기쁨이 충만해졌다가

다시 나의 현실앞에서는 고개숙이는

부끄러운 패배자가 되기도 했다.


7월과 8월,

두달을 꼬박 숨막힐 듯한 무더위와 씨름하며

하나님과의 교제를 계속했다.


마치 이제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한

초신자처럼 처음으로 돌아가

어떻게 기도하는지를 배우고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배웠다.


비록 내 계획대로 되지 않고

상황은 바뀐 것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상황과 상관없이 나의 매일에서

하나님을 온전히 누리는 이 기쁨과 감사가

계속 이어지기를 간구하며,

날이 갈수록 하나님의 마음을

더 깊이 갈망하게 되었다.


내가 하나님으로 멀어지고

나의 알량한 자존심을 의지할 때도,

그래서 그 가벼운 자존심으로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고 좌절할 때도,

하나님없이 살 수 없다고 해놓고

금새 잊고 하나님없이 사는 내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갈 기회를 주셨다.

돌이키고 돌이키고

다시 십자가를 붙들 수 있도록 계속 기다려주셨다.


10주간의 양육의 기간이 끝나고,

나는 이제 무엇을 집중해야 하는 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내 삶에 무엇이 가장 우선순위였는지

다시 보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 그 분과 함께 죽고

그 분과 함께 사는 삶..

그것이 복된 삶, 참된 기쁨임을 기억하며

매일을 천국으로 누리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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