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자들의 몸부림

Love trumps hate!

by Sunny Day


알람이 울렸다.
동지애(?)가 불타오르는 알람메시지

힐러리 지지자들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수긍할 수 없다는 뜻으로 가두시위를 하고 있는 항의집회를 뉴욕포스트의 생방으로 시청하며 시청자들의 코멘트를 훑어보고 눈과 손이 바쁜 때였다.


한참 라이브에 정신이 팔려있을 즈음,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는 다짜고짜 산수문제를 내셨다.


"20키로에 5만원인 현미찹쌀이 5키로면 얼마지? 보리쌀은 20키로에 4만원이야. 택배비는 포함안된 가격이야. 현미랑 보리쌀 각각 5키로에는 얼마지?"


순간 어버버;;;

미적분의 어려운 계산도 아닌데 순간 대혼란!

현미와 보리쌀이 낯설고 5만원과 4만원 사이에서 왔다갔다, 그리고 택배비? 하는 순간 "어..어어??"하고 버퍼링이 오는데 엄마 왈,


"계산해! 바로 다시 전화할게"


다행이다 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바로 휴대폰 계산기를 두드리는데, 20을 5로 나누어야할지 5를 20으로 나누어야하나 말도 안되는 멘붕이 왔다.


택배비는 함정이었다.

현미, 보리가 어쩌고 할 때 어버버했고 택배비 하니까 또 한번 어버버했다. 그런데 사실은 이 문제를 풀기위해서 택배비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계산을 하고 검산까지 마친후에 전화를 했다. 엄마는 내가 대답도 하기 전에 답부터 들이미셨다.


"현미는 12,500원이고, 보리는 10,000원 맞지?"


"아, 네..네, 맞아요."




권선징악은 개뿔,
싸워보지도 못하고 복장터져 죽는
우리는 히어로?


요즘은 티비를 켜고 인터넷을 들여다보면 황당무개한 소식이 대부분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상과학영화같기도 하다. 악당이 판치고 주물럭거리는데 우리의 히어로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악당에게 휘둘리는 것 같기도 하고 히어로가 맞나 싶을만큼 제 역할을 못하다. 우리가 기대한 권선징악이 아닌 악당이 살아남아 엄지 손가락으로 'thums up'하며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사악한 웃음을 휘날리며 사라져버리는 결말이다. 영화가 끝나면 기분은 더럽지만, 그래도 끝나서 다행이다, 영화여서 다행이다 싶은데 현실이라는 게 문제다. 저질스러운 B급 영화같은 오늘을 사는 게 여간 토악질 나오는 게 아니다.


게다가 나라 안팎으로 좀처럼 맘에 안드는 스토리가 판치는 통에 저녁 뉴스를 보고나면 정신이 다 혼미할 정도다. 온 국민이 집단 심리치료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들 힘들어한다.


희망은 있나, 공부는 해서 뭐하나, 이러려고 그동안 열심히 살았나 여기저기 한숨 소리가 많이 들리고 분노한 민초들의 거친 몸부림이 안쓰러울 따름이다.



문제를 풀 때는 쓸데없는 함정에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


엄마와의 잠깐 통화, 그리고 뜬금없는 산수문제를 풀며 택배비나 낯선 이름에 어버버했던 나를 보며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꼬이고 꼬인 매듭을 풀어내기가 여간 힘든 것은 아니지만 풀어야 할 문제고 풀어야 할 매듭이라면, 그것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하다가는 상황과 현상에만 매몰되어 매듭을 풀어낼 생각도 못하고 그저 땅만 치고 한숨만 쉬다 힘도 한번 못써보고 무기력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만 같아 두려워졌다.


우리의 피땀어린 지난 시간을 신기루로 만들어 버린 이들에게 이제는 우리 스스로를 제물로 가져다버리는 일은 없어야지. 우리를 잊고 우리를 잃어버려서는 안되겠다 싶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


속았다 억울하다 하며 가슴만 치며 주저앉아있지 말고 일어나야겠다. 걸어야겠다. 오늘과 오늘을 사는 나를 뺏기지 말아야겠다. 오늘을 사는 나와 당신, 우리는 존재 그 자체가 생명이다. 살아있는 것은 숨을 쉬고 움직이고 성장해야 한다.


상처가 나더라도 회복할 것이다.
우리는 살아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듯 보이나 테엽을 감아줘야 움직였던 로보트에 불과한 저들에 비할 존재가 아니란 말이다.


“We must pay much closer attention to
what we have heard, lest we drift away
from it.“ <Hebrews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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