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 속초에서 둘이 먹은 것들

둘이서만 먹을 수 있는 집

by pig satisfied

1. 주오일심야라멘

연훈이 오고 첫 저녁식사로 가려던 집이 연말 단체 대관으로 손님을 받지 않아 계획이 틀어졌다. 대안으로 근처 그냥 아무 막국수 집에 가서 그냥 그런 식사를 했다. 아쉬워서 숙소 근처 라멘집에 가서 야식을 먹었다. 이 집은 염소탕을 먹고 나오는 길에 발견한 집인데, 미야자키의 애니메이션이 나오고 있어서 호감이었다. 그리고 한입 생맥주라는 메뉴 또한 알쓰인 나에게는 극호감이었다. 면덕후인 연훈을 데려가면 좋아할 것 같아 방문했다.

일본 여행에 온 것 같은 주오일심야라멘

살짝 매운맛의 신라멘과 바질라멘, 교자세트 그리고 한입생맥 두 잔을 시켰다. 한입생맥을 엄청 기대했는데 아는 맥주 맛이었다..ㅎㅎ 하지만 양이 아주 안성맞춤이었다. 시킨 메뉴 중에는 신라멘이 맛있었는데 특별한 맛이라기보다 익숙히 아는 맛이었다. 라멘이 특별나게 맛있는 집이라기보다는 동네 정감 가는 심야식당이다. 숙소가 근처라면 조용히 가볍게 한 잔 하러 가기 귀여운 식당이다.

라멘집 내부와 150ml의 한 입 생맥주(오른)
주오일심야라멘의 신라멘


2. 산동반점

이 곳은 몇 달 전부터 가고 싶었는데 계속 타이밍이 안 맞아 못 갔던 곳이다.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게 점심 장사만 하신다(오전 11-오후 15시). 오픈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이미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운 좋게 하나 남은 자리를 차지했다. 정각 11시가 되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오픈시간에 딱 맞춰갔으면 대기할 뻔했다. 간짜장 2인분과 군만두를 시켰다. 간짜장은 주문과 동시에 소스를 볶아야 해서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 둘이 와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산동반점의 간짜장 소스와 면
산동반점 간짜장

간짜장 소스에 야채가 아주 잘게 썰어져 나왔다. 간짜장이라고 양파만 큼직하게 썰어 나오는 집도 많은데 이 집은 야채를 먹기 좋게 준비해주셨다. 오랜만에 정말 맘에 드는 간짜장 소스를 만났다. 쓱쓱 비벼서 몇 입 먹은 후 식초와 고춧가루를 뿌려 먹었다. 소스가 정말 맛있었는데, 면이 너무 푹 삶아져 아쉬웠다. 밥을 비벼먹고 싶었는데 배가 불러서 참았다. 다음에 오면 간짜장에 밥을 시켜서 간짜장 밥을 만들어 먹어야겠다.



3. 란이

이곳은 친구가 알려준 짬뽕아저씨 유튜브에 나온 집이다. 짬뽕 아저씨가 추천한 만큼 짬뽕이 유명한 집이지만 네이버 지도에서 간짜장 사진을 보고 확실히 맛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연훈이 속초에 온 날 저녁에 갔다가 단체 대관으로 허탕을 치고, 다음날 저녁 다시 방문했다. 어쩌다 보니 하루 종일 중국요리만 먹었다..ㅎㅎ 간짜장은 둘이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어쩔 수 없었다..(?)

역시 간짜장 2인분과 탕수육 소짜를 시켰다. 탕수육이 먼저 나왔는데, 제대로 근본 있는 맛이었다. 소스에 반쯤 잠긴 갓 튀긴 탕수육 튀김이 바삭하고 고소했다. 그리고 담긴 야채 숨이 아주 살짝 죽어서 기름진 탕수육과 아주 잘 어울렸다.

란이의 탕수육(소)

이어서 간짜장이 나왔다. 양배추 토핑이 기름에 잘 볶아져서 반짝반짝했다. 소스를 면에 붓는데 불향이 훅 올라왔다. 절반쯤 오리지널로 먹다가 식초랑 고춧가루를 추가해서 먹었다. 이 집은 오리지널로 먹는 게 더 맛있는 것 같다. 양배추가 너무 익지도 설익지도 않아서 식감이 좋았다. 면까지 완벽한 최고의 간짜장이었다. 먹는 동안 중간중간 주방에서 들려오던 맛있는 웍소리에 귀까지 맛있는 식사였다.

란이 간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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