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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g satisfied Apr 20. 2022

독일여행 바커씨네 커피

100년 전통의 프랑크푸르트 카페

내가 바커스 커피를 알게  것은    독일에 교환학생을  있을 때였다. 프랑크푸르트 시내 작은 커피 가게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있어 커피에 대해 뭣도 모르던 시절 호기심에 들어갔다.  방문 당시 저렴한 가격에 놀랬고, 스탱딩 테이블에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가격이 조금 올랐을 수도 있는데, 당시 커피  잔에 1.6유로, 라떼나 카푸치노도 2유로 정도였다. 카페  테이블이 있지만, 인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항상 사람들로  있다.  매장에서 마시려면  가게  스탱딩 테이블을 활용해야 하는데 이도 경쟁이 은근 치열하다. 카페 맞은편 돌담에 앉아 마시는 사람들도 흔히   있다.  당시엔 그게 어찌나 당황스러웠는지…, 하지만 바로 그게 바커스 커피의 매력이다. 이후 프랑크푸르트에  때마다 항상 들리는 카페가 되었다.


Wacker’s Kaffee 본점, Kornmarkt 9, 60311 Frankfurt am Main

긴 대기시간은 아니지만 늘 줄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패키지여행 관광객 줄까지 더해져 인산인해를 이룬다.

독일 카페에는 아메리카노가 없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으면 노말러 카페(normaler Kaffee, 일반 커피)를 주문해야 한다. 아메리카노를 달라고 하면 아메리카노는 없다고 얘기하는 카페가 많다. 아마 일반 커피를 달라는 말로 알아들었음에도, 아메리카노가 아닌 노말러 카페만 판다는 그들만의 고집이자 자존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독일에는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집이 아니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나기 어렵다. 독일 사람들은 커피를 차갑게 먹지 않는다. 처음 독일에서 여름을 맞이할 때, 동네 카페에서 더위를 달래기 위해 아이스 카페를 시켰다가 아이스크림이 얹어진 커피를 마신 기억이 있다. 독일말로 Eis(아이스)는 아이스크림으로, 아이스카페는 아포가토와 비슷한 커피다. 얼음이 들어간 커피를 마시고 싶어 설명했더니, 그런 커피는 없다는 답을 들었다.

 

바커스 카페는 메뉴가 다양한데, 나는 주로 노말러 커피나 라티노를 마신다. 라티노는 유리잔에 우유와 에스프레소가 담겨 나오는 진한 라테인데, 취향에 맞게 설탕을 부어 마시면 된다.

바커스 커피의 스탠딩 테이블(왼). 일반 커피와 라티노(오)
바커스 카페의 스탠딩 테이블. 추운 겨울에도 스탠딩 테이블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꽤 많다.

바커스 커피는 100년도 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프랑크푸르트의 터줏대감이다. 1914 루이제 바커(Luise Wacker)  프랑크푸르트의 작은 곡물 시장에서 요식사업시작하였는데, 이게 바커 커피의 시작이다. 1944 전쟁 당시 폭격으로 프랑크푸르트 시내 전체가 파괴되면서 바커씨의 가게도 피해를 봤다.  전쟁 이후 도시 재건과 함께 루이제 바커는 시내에 가게를 임대하여 커피가게를 다시 열었는데,   가게가 현재 프랑크푸르트 콘마르트(Kornmarkt) 거리에 있는 본점의 모태이다.  


매일 아침 로스팅을 하는 바커스 카페를 지나가면 구수한 커피 냄새가 솔솔 난다. 작은 카페로 시작된 바커스 커피는 훌륭한 커피 맛을 인정받으면서 전문적인 원두 로스팅 사업장으로까지 확장하였다. 바커씨의 손주인 마가렛 한스씨가 커피 로스팅을 개발하면서 가장 인기 있는 커피집이나 프랑크푸르트의 원두 담당자가 되었다. 프랑크푸르트 내의 식당, 카페, 술집에 가면 바커씨네 원두를 쉽게 마주칠 수 있다. 현재 바커스 커피는 4대에 걸쳐 커피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바커스 커피의 철학은 미래 세대에게 맛있는 커피를 전수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획일화된 커피 맛이 아니라 정말 맛있는 커피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바커스 카페에서 판매하는 원두

바커스 커피는 프랑크푸르트 내 총 4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데, 나는 시내 콘마르트 거리에 있는 본점이나 베르거 스트라세(Berger-Strasse)에 있는 분점을 주로 애용한다. 베르거 스트라세는 관광객보다는 프랑크푸르터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으로,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즐비한 거리다. 종종 프랑크푸르트에 머물 때는 이 지역에 렌트를 한다. 관광지를 벗어나 독일 사람들의 생활을 엿보고 싶다면 한번쯤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바커스 커피는 본하임 미테(Bornheim-Mitte) 역의 시계탑 앞에 위치해 있는데, 항상 동네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말 아침에는 브런치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Wacker’s Kaffee 베르거-스트라세 지점, Berger Str. 185, 60385 Frankfurt am Main

베르거 스트라세(Berger-Strasse)에 있는 바커스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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